도요타車 사장 ‘후계자 조건’ 첫 언급 “아직까지 내 말 듣고 직원들 놀라… 내가 수긍할 창의성 보인다면 은퇴 그저 사장 자리만 부러워해선 안돼”
도요다 사장은 7일 주니치신문,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직까지는 각종 사업에 내가 아이디어를 내면 직원들이 ‘그런 부분까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라며 놀란다”면서도 “어느 순간 내가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가져와 나 역시 ‘그렇다’고 인정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 나타나거나 ‘사장님, 틀렸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사업을 물려주겠다”고 말했다. 그가 후계자에 대해 언급한 것은 취임 11년 만에 처음이다.
도요다 사장은 또 “내 생각을 바꾸지 않는 것은 오만한 것이고 환경이 바뀌면 결단도 바뀌어야 한다. (지금까지 나는) 도요타 기업의 보수 본류와는 다른 방향을 지향해 왔다”고 말했다.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가 최고경영자(CEO)의 필수 자질이며, 자신의 후계자도 그런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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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다 사장은 고 도요다 쇼이치로(豊田章一郞)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창업자의 4세로 2009년부터 그룹을 이끌었다. 도요타자동차는 1995년 고 도요다 다쓰로(豊田達郞·도요다 사장의 숙부) 전 사장이 물러난 후 14년 동안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했다. 이후 경영 위기를 맞아 다시 오너 경영 체제를 선언했고, 직접 개혁을 진두지휘한 것이 지금의 도요다 사장이다.
도요다 사장은 자신의 은퇴 시점에 대해서 “직원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보고 내가 분하지 않고 수긍하게 될 때 은퇴하겠다”고 했다. “임기는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갑자기 (은퇴 시점이)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도요다 사장이 향후에 다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할지, 오너 경영을 유지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1월 일본 최대 부품전시회인 ‘도쿄 오토 살롱’에 자신의 아들인 도요다 다이스케(豊田大輔·32) 씨와 함께 이례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적이 있다. 다이스케 씨는 현재 도요타자동차 계열사인 자동 운전 프로그램 개발사에서 수석 부사장을 맡고 있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