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엑스포도 이달말 방향 결정 행사장 건설-휴양밸리 조성 등 상당한 비용 지출해 후유증 클 듯
경남 고성에서 4월 열릴 예정이던 공룡엑스포가 코로나19로 5개월 연기됐지만 9월 개최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엑스포조직위는 이달 말 최종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고성군 제공
경남도는 16일 “9월 열릴 예정이던 ‘2020 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와 ‘2020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 등 2개 행사의 개최 여부를 두고 주최 측이 고민을 거듭했다. 산삼엑스포는 1년 연기로 가닥을 잡았고, 공룡엑스포는 이달 말쯤 방향을 정리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는 정부 승인 국제행사로 오래전부터 준비를 했다. 경남도와 함양군 공동 주최에 산림청이 주무 부처다. ‘천 년의 산삼, 생명 연장의 꿈’을 주제로 9월 25일부터 한 달간 함양읍 상림공원과 대봉산 휴양밸리 일원에서 열기로 했었다. 이미 7개국 11개 도시와 우호교류를 맺고 초청까지 해 놓은 상태다. 국내 230개 기관과도 협약을 체결했다. 함양군은 관내 인구 3만9000여 명보다 30배 이상 많은 내외국인이 찾을 것으로 보고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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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현 고성군수는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엑스포조직위가 2016년 공룡엑스포 개최 이후 4년, 백 군수 취임 뒤 2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기 때문이다. 전체 행사비는 64억 원. 모두 군비다. 지역 사회단체, 출향 인사를 중심으로 입장권도 많이 팔렸다. 백 군수는 한 달 치 월급 전액으로 입장권을 샀다. 100만 명 넘는 입장객이 몰릴 것이란 예상 때문에 “지역경제가 활기를 띠지 않겠느냐”는 군민의 기대도 컸다.
그러나 공룡엑스포는 실내 행사가 많아 강행엔 부담이 따른다. 하루 입장 인원을 제한하는 방안도 나왔지만 코로나19의 원천 차단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조직위원장인 백 군수는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 최종 방침을 결정하기로 했다. 공룡엑스포는 ‘사라진 공룡, 그들의 귀환’을 주제로 4월 17일 개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9월 18일부터 11월 8일까지 열기로 했었다. 이 때문에 산삼엑스포와 기간이 겹쳐 두 자치단체가 일정 조정에 관한 협의를 벌였으나 실패했다. 만약 두 엑스포 모두 미뤄지고 코로나19도 종식되면 내년 봄, 가을 각각 고성과 함양에서 서로 특색이 다른 축제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