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교생이 20일 고3 학생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등교한다. 이달 들어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해 등교 개학이 어려울 듯했으나 다행히 급격한 확산은 없었다. 어제 0시 기준 새 확진자 15명 중 지역사회 감염은 5명으로 방역당국은 생활방역체제를 유지할 정도라고 판단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17일 “코로나19 종식이 불확실하고 2차 대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등교 수업을 무기한 연기할 수 없다”고 했다. 고3 학생의 입시 일정을 더는 미룰 수 없는 데다 특성화고 학생의 취업에 차질이 예상된다는 점도 고려됐다.
3월부터 다섯 차례 미루다 이뤄진 개학임에도 여전히 학생과 학부모는 불안하다. 등교 연기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어제까지 23만 명 넘게 동의했다. 학교와 교사도 긴장되기는 마찬가지다. 구체적인 방역 지침이 전달되지 않아 혼란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는 학년과 학급을 나눠 격주제·격일제 수업을 하는 등 학생 분산 지침만 권고한 채 나머지는 교육청과 학교가 여건에 따라 정하도록 했다.
학생 안전이 최우선인 학교야말로 늑장 대응보다는 과잉 방역이 낫다. 문제가 생기면 사후 보완한다는 식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방역 전문성이 떨어지는 학교에 교실 소독, 급식 관리 등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세밀한 지침을 서둘러 마련하고 서울시교육청처럼 생활지도 및 방역활동 인력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 더욱이 일주일 뒤인 27일 등교하는 유치원생과 초등 1, 2학년은 스스로 개인위생수칙을 지키는 데 어려움이 크므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