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잘못 대응했다고 비난하고 있지만 12월에 사람간 전염 가능성을 무시했다는 주장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BBC가 16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WHO가 중국 편향이라고 비난해오면서 급기야 지난 14일 코로나 대응 브리핑에서 자금 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사람간 전염을 의심하는 신뢰할만한 정보가 있었지만 WHO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 입장을 그대로 전달하는 바람에 미국의 대응 노력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 중국, 1월14일부터의 인간간 전염 우려 : 하지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객관적으로 증거가 없다고 본다.
하지만 이날 다시 우한 보건 당국은 지속적 전염 위험은 낮았지만 인간간 전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에 WHO도 성명에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언급하면서 코로나19도 인간간 전염 가능성이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즉 초기 단계에서 인간간 전염을 우려한 목소리는 없었으며 인간간 전염 의혹이 생긴 즉시 WHO 역시 이를 반영했다.
1월22일 WHO는 중국을 방문하고는 우한에서 인간 대 인간 전염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리는 훨씬 더 명확한 성명을 발표했다. 다만 2월 둘째주에야 우한에 정식 조사단을 파견한 것은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 대만이 인간간 전염병 경고? 전문가들 “증거 없어” : 대만이 코로나19의 인간간 전염을 경고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BBC는 그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발병 초기에 WHO가 중국을 너무 야단스럽게 칭찬한 점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나쳤다고 입을 모아 인정했다. “WHO는 더 비판적으로 상황을 바라보고 면밀하게 살펴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WHO 비난은 미 정부의 준비 부족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려는 시도의 의미가 더 강하다고 분석했다.
한 전문가는 “WHO가 중국의 초기 대응을 칭찬했다고 비난받아왔지만,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1월24일 트윗을 통해 중국인들이 대응을 잘 한다고 칭찬했다”고 꼬집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