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8일 사실상 중도하차하면서 미국 대선은 민주당에 유일하게 남은 경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의 대결 구도로 확정됐다. 일찌감치 경선을 마무리 짓고 본선으로 직행하는 70대 노장들의 치열한 수 싸움 속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바이든 대 트럼프’의 본선 막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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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외로 싱겁게 대선후보 자리를 따냈지만 그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정상적인 선거 활동을 못하고 있다. 선거에 바람이 사그라진 데다 대중 유세를 통한 흥행몰이도 불가능해졌다. 인터넷 동영상 메시지를 내는 정도의 선거 캠페인을 벌이면서 ‘조는 어디에(#WhereIsJoe)’라는 해시태그가 유행할 정도로 존재감이 약한 상태다. ‘우크라이나 스캔들’ 당시 불거진 아들 헌터 바이든의 비리 의혹도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공화당을 중심으로 의회에서 재조사 의지를 밝히고 있어 선거전 후반 발목 잡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바이든 후보가 샌더스 후보보다 어려운 상대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샌더스 후보의 중도하차 소식이 알려진 뒤 트위터에서 “버니의 사람들(지지자)은 공화당으로 와야 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엘리자베스 워런이 아니었으면 샌더스가 슈퍼 화요일에서 이겼을 것”이라며 뜬금없이 워런 상원의원을 공격했다. 샌더스 후보를 사회주의자로 낙인찍어 그와 경쟁하는 구도가 무너진 것에 대한 아쉬움을 다시 한 번 표현한 것이다. 민주당 경선에 참가했던 워런 의원은 샌더스 후보와 성향이 비슷해 진보성향 표를 분산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코로나19가 흔드는 대선 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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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이 치열한 접점을 벌였던 경합주(swing state)에서의 표심이 이번에 어디로 갈 것인지도 승패를 가를 포인트다.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위스콘신 등 경합주로 꼽히는 6개 지역에는 전체 선거인단의 37.4%인 101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다. 힐러리 후보는 2016년 대선 당시 이들 지역에서 트럼프에게 아깝게 패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했던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 지역에서도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4년 전 힐러리 후보를 외면했던 중서부 지역의 블루칼라 백인들의 지지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