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한국의 일상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으로 외출이 감소하자 다양한 ‘거리 두기 아이템‘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업계에선 ‘집콕족‘을 대상으로 여러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다. 다이소의 원예 화훼용 전자가위. 다이소 제공
지난달 살고 있는 서울 마포구 빌라의 전세계약을 연장한 이모 씨(29)는 최근 거실 창문용 커튼과 티테이블, 화분 등 생활용품과 인테리어 상품을 100만 원어치나 구매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 만큼 기분 전환을 위해 실내를 꾸미기로 한 것이다. 이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새 집을 구하러 다니기가 어려워 이사는 포기했다”며 “아쉬운 대로 집 안 곳곳을 색다른 분위기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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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브랜드 ‘애니바디‘의 홈웨어. 애니바디 제공
원 마일 웨어의 인기는 개별 패션 브랜드 매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랜드그룹은 최근 라운지웨어와 스포츠웨어가 포함된 ‘스파오 액티브라인’ 상품의 3월(1∼25일) 매출이 여성 레깅스, 남성 트레이닝팬츠 등 하의 상품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홈웨어 브랜드 ‘애니바디’도 같은 기간 매출이 전년 대비 6배, 전월 대비 40% 이상 상승했다. 이랜드 측은 “애니바디의 경우 성인 상품뿐만 아니라 아동 청소년용 상품도 반응이 좋다”며 “부모들이 자신들의 옷뿐 아니라 학교를 가지 않게 된 자녀들의 홈웨어도 함께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패션 브랜드 내셔널지오그래픽어패럴 역시 올해 1∼3월 트레이닝 스타일 아이템 판매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출시된 아이템 수도 43% 늘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어패럴 관계자는 “편안하면서도 나다움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 패션 트렌드와 외출을 자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맞물리며 무심한 듯 멋스러운 캐주얼 스타일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 리빙·인테리어, 주방·조리도구도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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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에서 판매 중인 조리도구. 이마트 제공
이마트가 지난달 1∼26일 인테리어 관련 상품 매출을 조사한 결과 화병, 아로마디퓨저와 같은 ‘홈데코 용품’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8.3%나 증가했다. 다이소에서도 코로나19가 발생한 올해 2, 3월 원예용품, 화병 등 플랜테리어 상품 매출이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1월 중순 대비 약 10% 늘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관련 상품 매출 증가 배경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간단히 수리해야 하는 곳들과 정리해야 할 부분들이 눈에 띄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8.7% 감소한 반면, 인테리어 용품 매출은 7.7%나 올랐다. 롯데마트 측은 “코로나19로 전반적인 소비가 감소하는 현 상황에서 인테리어 용품 매출만 증가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조리도구와 주방용품을 새로 구비하는 소비자들도 많아졌다. G마켓에 따르면 최근 한 달(3월 1∼31일)간 프라이팬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으며 야채탈수기, 채칼이나 필러, 압력솥, 도마꽂이도 품목별로 74∼154% 증가했다.
○ 유통업계, 홈(Home)족 겨냥한 상품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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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는 15일까지 열리는 주방용품 특가전에서 테팔, 풍년, 락앤락 등 주방용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이마트는 15일까지 이마트e카드로 결제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냄비 전 품목을 20%, 테팔 전 품목을 최대 30%가량 할인 판매한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