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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국 꼽혔던 獨 확진자 中 추월… ‘유럽의 마지막 보루’ 무너졌다

입력 | 2020-04-04 03:00:00

[코로나19 팬데믹]8만5063명… 세계 4번째로 많아
고령층 감염 늘며 치명률도 상승… ‘3인이상 모임 금지’ 2주 연장
스페인 확진자 급증… 伊 넘어서
일부국가 휴대전화 위치추적 도입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그동안 모범적인 대응 사례로 꼽혀오던 독일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크게 늘면서 ‘유럽의 마지막 보루’마저 무너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일 기준 독일의 누적 확진자 수는 8만5063명으로 전날보다 6080명 증가하면서 중국(8만1620명)을 넘어 세계에서 4번째로 확진자가 많은 국가가 됐다. 누적 사망자도 163명 증가한 1111명으로 집계돼 일주일 전 0.5%에 불과했던 치명률(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이 1.2%로 상승했다. 의료데이터 전문가인 게르트 안테스 프라이부르크대 의대 교수는 주간 슈피겔 인터뷰에서 “드러나지 않은 감염자는 5∼10배”라고 추산했다.

독일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 조사 결과 확산 초기 독일 확진자 평균 연령은 40대 후반이어서 고령자 확진자가 많은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에 비해 15세 이상 젊었다. 당시 확진자는 2월에 이탈리아나 오스트리아 여행을 다녀온 젊은층이 주축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일 역시 65세 인구 비율이 전체의 21%에 달하는 초고령사회다. 독일 중부 도시 볼프스부르크의 한 요양원에서 지난달 30일 노인 79명이 확진되고, 17명이 숨지는 등 주요 감염자가 고령층으로 이동하면서 코로나 사태를 억제하기에는 다른 유럽국처럼 한계에 다다른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확진자가 일주일 새 2배가량 늘었는데도 여전히 독일 시민들의 위기감은 낮다. 3명 이상 모임 금지 등 조치를 취했는데도 ‘코로나 파티’와 봄철 나들이 시민이 줄지 않자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당초 5일까지였던 이번 조치의 시한을 2주 연장했다.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특히 부활절(12일) 연휴에 각종 모임이 있을 가능성이 커 정부가 긴장 중”이라고 전했다. 하루 2만 건 수준이던 일일 검사량을 최근 5만 건으로 늘린 것도 확진자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스페인은 이날 확진자가 7482명 늘어난 11만7710명으로 집계돼 이탈리아(11만5242명)를 앞서면서 세계 2위 감염자 국가가 됐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392명 늘어 1만395명으로 집계됐다.

영국도 확산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영국 확진자는 2일 기준 3만3718명으로 전날보다 4244명이 늘었고, 사망자 역시 매일 500∼600명씩 증가하고 있다. 정부가 검사를 하루 10만 건으로 늘리고, 회복자는 사회활동을 허락하는 ‘면역여권(immunity passports)’ 발급을 논의하면서 찬반 논란이 커졌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유럽 각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개인의 휴대전화 위치 정보를 사용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이동제한령 위반을 감독하기로 했다. 이탈리아 역시 감염자 동선 추적 스마트폰 앱 개발에 나섰다. 독일과 프랑스도 위치 정보 열람이 추진되고 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코로나19가 프라이버시를 중시해온 유럽을 시험에 들게 했다”고 경고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