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봉쇄령을 내린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 거리에 나온 시민을 구타하고 총격까지 가해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케냐에서는 통행금지령을 어긴 13살 소년 등 5명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경찰이 봉쇄 조치에 반발한 주민들에게 채찍을 휘두르고 고무탄을 쏴 3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우간다에서도 통행금지 시간에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던 시민 2명이 경찰이 발포한 총에 맞아 다쳤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하자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우간다는 전국에 이동제한령을 발동했고, 케냐는 오후 7시~오전 5시 통행을 제한한다. 각국은 군대를 동원해 봉쇄령을 어기는 시민들을 무력 진압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일 기준 아프리카 49개국에서 확진자 6681명이 나왔다. 확진자 수가 아직 많지 않은 것은 아프리카의 검사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마실 물조차 없는 상황에서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이 지켜지기 어렵기 때문에 확진자가 가파르게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프리카연합(AU)은 아프리카의 코로나19 확진 추이가 이탈리아나 스페인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