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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우간다서 봉쇄령 어긴 시민에…경찰, 실탄 발사 5명 숨져

입력 | 2020-04-03 16:43: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봉쇄령을 내린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 거리에 나온 시민을 구타하고 총격까지 가해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케냐에서는 통행금지령을 어긴 13살 소년 등 5명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경찰이 봉쇄 조치에 반발한 주민들에게 채찍을 휘두르고 고무탄을 쏴 3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우간다에서도 통행금지 시간에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던 시민 2명이 경찰이 발포한 총에 맞아 다쳤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하자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우간다는 전국에 이동제한령을 발동했고, 케냐는 오후 7시~오전 5시 통행을 제한한다. 각국은 군대를 동원해 봉쇄령을 어기는 시민들을 무력 진압하고 있다.

하지만 음식은 물론 마실 물조차 구할 수 없게 된 빈곤 지역 주민들이 집밖으로 나서면서 소요가 벌어지고 있다. 우간다 택시 운전사인 데임스 카코자는 WSJ에 “봉쇄 조치를 따르고 싶지만 아이들이 배고파서 울고 있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일 기준 아프리카 49개국에서 확진자 6681명이 나왔다. 확진자 수가 아직 많지 않은 것은 아프리카의 검사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마실 물조차 없는 상황에서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이 지켜지기 어렵기 때문에 확진자가 가파르게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프리카연합(AU)은 아프리카의 코로나19 확진 추이가 이탈리아나 스페인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