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장터’ 개장한 정무경 조달청장
정무경 조달청장은 “기업이 판로 걱정 없이 마음껏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혁신 조달의 큰 목표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조달청 제공
지난달 24일 혁신 제품 전용몰인 ‘혁신장터’를 개장한 정무경 조달청장은 3일 “혁신 시제품 사업 등으로 이제 우수한 기술의 제품을 개발하기만 하면 정부가 첫 번째 구매자(First Buyer)가 돼 줄 수 있다는 인식이 기업들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인터뷰를 위해 청장실을 찾은 기자에게 “최근 새로 찍은 것”이라며 ‘혁신장터’ 문구가 큼지막하게 새겨진 명함을 건넸다. 정 청장은 “혁신 시제품의 수의계약을 가능하도록 하는 조달사업법 시행령이 이달 국회를 통과하면 이 사업은 날개를 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올해 조달 정책의 키워드는 뭔가.
“4차 산업혁명 같은 경제 사회적 환경 변화는 우리에게 새로운 역할을 요구한다. 이런 변화를 면밀히 분석해 올해 조달 정책의 핵심 키워드를 ‘혁신’ ‘디지털’ ‘글로벌’로 잡았다.”
―혁신 조달이 역시 가장 큰 화두로 보인다.
“지난해 시범 도입해 좋은 반응을 얻은 혁신 시제품 구매 사업을 대폭 확대한다. 이 사업은 혁신적인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조달청이 발굴해 구매해주는 사업이다. 사업 예산을 지난해 24억 원에서 99억 원으로 확충했다. 지정 제품도 66개에서 300개로 크게 늘렸다. 혁신 제품이 빠르고 장벽 없이 조달 시장에 진입하도록 혁신 제품을 구매하는 공공기관에 인센티브를 주거나 면책 범위를 확대해줄 계획이다. 혁신 제품 구매 목표 비율제를 도입하고 혁신 제품 구매 실적을 정부업무평가에 반영하게 한다.”
―‘혁신장터’의 문을 열었는데….
“정부의 혁신 조달 정책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통합 서비스 포털(ppi.g2b.go.kr)이다. 혁신적인 제품의 초기 시장 진입을 용이하도록 돕는 데 큰 목적이 있다. 혁신 시제품 및 우수 연구개발(R&D) 제품 개발자들은 이 혁신 제품 전용몰에 자유롭게 등록하고 공공 부문에서 이를 구매한다. 드론 등 지난해 혁신 시제품으로 지정된 66개 제품을 한자리에서 선보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련 부처와 협의체를 구성해 부처별로 추진하던 공공 R&D 사업의 수요 조사에 대한 정보를 혁신장터에서 통합적으로 제공한다.”
―차세대 나라장터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2002년 구축된 나라장터는 노후해 장애가 점차 많이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2023년까지 차세대 나라장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지능형 입찰정보 분석, 계약위험 분석, 지능형 상담 등의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세계 최고의 전자조달 시스템이 될 것으로 의심하지 않는다. 우리의 조달 시스템이 앞으로 세계 시장에서 더 많은 신뢰를 받으며 수출될 것으로 기대한다.”
―조달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이 과제다.
―지난 1년간 혁신 조달의 밭을 일구고 씨를 뿌리는 기간이었다.
“과거의 조달은 적정 가격 및 적정 품질의 제품이 공공 부문에 차질 없이 공급되도록 하는 ‘소극적 계약자’ 역할이었다. 공공 수요와 연계한 혁신 제품 연구개발 지원, 혁신 조달 공공 테스트베드 등의 사업으로 조달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 이제 기업들이 ‘우리가 혁신 제품을 개발했으니 정부가 구매해 달라’는 요구를 스스럼없이 한다고 한다. 혁신 조달 정책을 추진할 때 우리가 그려왔던 모습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