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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온 한국인이 확산 원인’ 주장 근거없어”

입력 | 2020-03-03 03:00:00

진영, 박능후 발언 사실상 일축
“중국인 입국금지하면 리스크 줄어
방역 성공적이지 못한 부분 인정… 코로나로 고통받는 국민께 사과”
강경화 “한중 이동제한 논의 어려워”… 추미애도 입국금지 반대 뜻 밝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정부의 대응이 성공적이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사과했다. 진 장관은 이어 코로나19 국내 확산의 원인을 ‘중국에서 온 한국인’으로 지목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선 “지금 단계에선 어떤 근거도 없는 이야기”라며 사실상 일축하기도 했다.

4선 의원인 진 장관은 정부의 방역 실패를 지적하는 야당 의원들의 비판에 “정부가 유입 차단, 확진자의 접촉자 차단 등 여러 방법을 했지만 방역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면서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송구스럽다”며 “행안부 장관으로서 국민들이 코로나19로 고통 받고 계신 데 대해 사과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의원이 “중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하지 않는 것은 정부의 직무유기”라고 지적하자 진 장관은 “중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한다면 리스크는 줄어들 수 있다는 건 전문가가 아니어도 상식적으로 아는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에 대해 정부가 ‘비합리적인 조치’라고 반박하는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효과가 없지 않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진 장관은 “그러나 (중국인 입국 금지에 대해서는) 여러 상황을 검토해야 하고, 그래서 내린 결론으로 안다”며 “중국발 입국 금지를 하고 있는 나라보다 안 하는 나라가 더 많지 않겠나”고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중국인 입국 금지에 대해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강 장관은 “국경 간 이동을 완전 차단하는 게 감염병 대응에서 그렇게 효과적이지 않다는 게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라며 “중국에서 오는 모든 여행객을 특별입국절차를 통해 관리한다는 방침을 정했고, 지금까진 관리가 잘되고 있다”고 했다. 강 장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 때문에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야당의 지적에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강 장관은 최근 자신이 유럽 출장을 강행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미 예정된 출장이었다”고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중국과 한국 양국이 2주간 이동 제한을 논의할 수는 없느냐”고 질의했지만 강 장관은 “유학생이나 친지 방문, 여행 수요 등이 다양해 일괄 여행자제 합의를 하긴 어렵다”고 했다. 이에 김 의원은 “장관 답변으로는 국민들의 마음이 시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추 장관 역시 “그간 한국의 조치는 상당히 과학적, 객관적, 실효적이었다는 게 국제사회에서의 평가”라고 했다. 추 장관은 필요시 신천지 압수수색을 지시한 것에 대해선 “대검찰청에서 이에 대해 대비를 하고 있으라는 업무지시라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진 장관은 일각의 총선 연기론에 대해선 “전혀 검토를 안 했고, 행안부가 이를 검토할 부처도 아니다”라며 “대통령에게 (총선 연기) 권한은 있지만 여야에서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