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지휘봉 잡고 모비스와 첫판, 사보비치-한호빈 맹활약 앞세워 ‘만수’ 유재학 감독에 패배 안겨… 유감독 “무관중 경기, 너무 어색”
김병철 오리온 감독대행이 26일 안방인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와의 경기에서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사령탑 데뷔전에서 승리한 김 감독이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작은 사진). 고양=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
26일 승장 인터뷰를 위해 기자회견실에 들어선 김병철 오리온 감독대행이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현역 시절 ‘플라잉 피터팬’으로 불리던 스타플레이어 출신 김 대행은 다소 상기된 얼굴로 “솔직히 긴장이 많이 됐다. 경기를 어떻게 치렀는지도 잘 모르겠다. 연패를 끊어서 다행이다. 잘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사령탑 데뷔전 승리 소감을 전했다.
오리온은 26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와의 안방경기에서 68-61로 이겼다. 리그 최하위(10위·13승 29패) 오리온은 일단 5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추일승 전 감독을 대신해 지휘봉을 잡은 김 대행은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선수 시절 KBL에서 손꼽히는 슈팅가드였던 김 대행은 여드름 많고 앳된 얼굴 때문에 ‘피터팬’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1996년부터 2011년까지 줄곧 오리온에서 뛴 ‘원팀맨’이다. 선수 시절 오리온의 2001∼2002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던 김 대행은 2015∼2016시즌에는 코치로 우승을 맛봤다. 2011년 은퇴 이후 오리온 구단 사무국 운영팀, 유소년 농구팀장을 거쳐 2013년부터 코치로 추 전 감독을 보좌했다.
인천에서는 전자랜드가 KGC를 99-88로 꺾고 KT와 공동 5위(21승 20패)로 올라섰다. 17패(25승)째를 당한 KGC는 2위 SK와 1.5경기 차 3위를 유지했다. 이날 열린 두 경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로 관중 없이 진행됐다. 무관중 경기는 KBL리그 사상 처음이다. 라커룸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던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무관중 경기가 너무 어색하다. 관중이 있는 게 훨씬 낫다. 선수들에게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양=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