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7일 도쿄 오사카를 시작으로 일본 전역에서 개봉한 기생충은 한 달 반 째 상영 되며 흥행 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 내 배급사 ’비터스엔드‘에 따르면 기생충은 누적 관객 100만 명(5일 기준)을 돌파했다. 관객 100만 명 이상 동원된 한국 영화는 2005년 배용준 주연의 영화 ’외출‘ 이후 15년 만이자 ’쉬리‘(199년)’,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2004년)에 이어 4번째로 일본 내 관객 100만 명을 넘은 한국 영화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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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프랑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등 권위 있는 시상식 수상 경력이 있는 작품에 대해 ‘꼭 봐야 하는 영화’라는 인식이 강한 편이다. 2018년 고레에다 히로카즈(是枝裕和) 감독이 ‘어느 가족’으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생충의 선전에 대해 ‘해외 수상작’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한일관계 악화 속에서도 일본 사회에서도 통할 수 있는 빈민층의 이야기가 공감을 얻어냈다고 분석했다. 데라와키 겐(寺脇硏) 교토조형예술대 교수는(전 일본 문화청 문화부장) 1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990년대 초 버블경제 붕괴 이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일본의 30~40대 취업 빙하기 세대를 비롯해 편부모 가정, 비정규직 등 빈곤층이 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많아졌다”며 “일본 사회가 해결해야할 사회적 약자의 문제가 ‘반 지하 가족’을 통해 기생충에 고스란히 녹아 한국 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공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일본 언론들은 영화 ‘밤쉘’로 아카데미 분장상을 받은 세계적인 메이크업 아티스트 쓰지 가쓰히로의 수상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그러나 현재 미국에서 활동 중인 그는 수상 후 기자회견에서 “일본에서의 경험이 수상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나는 지금 미국인이 돼 미국서 살고 있다”며 “너무 순종적인 일본 사회, 문화에 질렸고 꿈을 이루기 어렵다”며 독설을 내뱉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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