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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중국뿐만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한 국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의사 판단에 따라 의심환자(의사환자)로 분류돼 검사를 받는다. 발열 또는 기침 같은 호흡기 증상이 하나라도 있으면 검사 대상이 된다. 이에 따라 일본과 태국, 싱가포르 등 환자 발생국을 다녀온 내외국인이 검사 대상에 추가됐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태국과 싱가포르 등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 유행하는 국가를 다녀온 방문자도 의료진 소견에 따라 의심자로 확대 변경한다”고 밝혔다. 검사 대상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 증상도 포함된다.
보건당국은 또 후베이성을 다녀온 뒤 14일 이내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에 대해 의사환자로 분류해 격리해오던 걸 중국 전역으로 지역을 확대했다. 접촉자 기준도 환자가 증상이 발현한 날의 하루 전까지로 확대한다.
보건당국이 뒤늦게 사례정의를 바꿔가며 자가격리 및 검사 대상을 확대한 것은 16번 환자를 통해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린 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16번 환자는 지난 1월 27일 오후 4~5시쯤 광산구보건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의심된다고 신고했다. 이에 광산구보건소는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로 문의했으나, 중국 입국자가 아닌 만큼 감시 대상이 아니라는 답변을 들었다.
이후 광산구보건소는 16번 환자에게 이 같은 답변을 전달한 뒤 일반병원을 찾아갈 것을 권고했다. 이에 16번 환자는 오후 6시쯤 21세기병원에서 발급한 진단서를 가지고 전남대병원을 찾아갔다.
16번 환자는 이날 인대봉합술을 받고 1인실에 입원 중인 딸(18번 환자·21·환자)과 함께 있었다. 이튿날에는 폐렴 증상이 심해져 딸과 함께 2인실에 입원했다. 이후 16번 환자는 열이 38.7도까지 오르고 피가 섞인 가래까지 나왔지만, 계속 폐렴 치료만 받았다. 이후 2월3일 증상이 심해져 전남대병원 선별진료소를 통해 응급실로 이송됐다.
의심 증상을 자진해서 신고했음에도 격리되기까지 7일이 걸린 것이다. 16번 환자가 입원한 광주 21세기병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의심된다는 진단서를 일찌감치 발급했는데도 임시 폐업을 피하지 못했다. 환자도 병원도 최선을 다했지만 오히려 최악의 상황을 맞은 것이다.
16번 환자의 억울한 사연이 알려지자 보건당국이 검역 대상을 중국 후베이성으로 고집하는 등 유연하지 못한 방역체계를 고집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동남아 여행을 마치고 귀국한 후에는 2주간 불필요한 외부 활동을 줄여야 한다”며 “집에 머물면서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선별진료소에서 진료를 받을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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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