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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빨리 송환” “감염도 걱정”…‘우한 전세기’ 지연 복잡한 표정

입력 | 2020-01-30 10:45:00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국제선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사람들. 다들 하나같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 뉴스1

KIA 타이거즈 정혜영 등 선수들이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뉴스1


30일 오전 9시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이른바 ‘중국 우한 전세기’의 탑승 일정이 이날 새벽 갑작스럽게 취소되면서 공항 안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공항을 통해 출입국 하는 시민들은 “우한에 있는 우리 교민들을 어떻게 되는 것이냐” “하루 빨리 송환해야 한다” “송환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감염될까 걱정되는 건 사실” 등 당혹스러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10시와 정오에 인천공항에서 전세기 2편을 우한으로 보내려고 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허가 지연으로 중국 우한에 있는 교민을 태우려고 투입하려 했던 ‘전세기’의 일정이 미뤄진 상태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공항 안은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불안감이 더욱 고조됐다. 하얀색이든, 검은색이든, 하늘색이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를 발견하기 힘들 정도였다. “From China, Here”(중국에서 온 여행객은 이곳으로 오세요), 중국발 항공편 입국자 전용 검역대까지 공황에 등장한 상태였다.

이날 오전 11시 비행기 편으로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로 향하는 홍재선씨(62)는 “전세기 일정이 취소됐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그 사람(우한에 있는 교민)들은 지금 얼마나 무섭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하노이도 과연 안전할지 모르겠다”며 걱정했다.

경기도 광명시에 사는 김모씨(51)는 “중국정부에서 제대로 조치하고 있다면 우한에 있는 교민을 국내에 굳이 데려올 필요가 있나 싶다”고 꼬집었다. 말레이시아에서 비행기를 타고 이날 오전 입국장으로 나온 김씨의 곁에는 검은색 롱패딩에 하얀색 마스크를 쓴 20살 딸이 있었다.

김씨는 “중국 정부가 ‘우한 전세기’ 탑승을 왜 허가하지 않았는지 그 이유부터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지만. 그의 딸은 “우한에 있는 교민들을 빨리 데려와야 하지 않을까. 아파도 한국에서 아픈 게 낫겠죠”라고 안타깝다는 눈빛으로 말했다.

공항 안에서 휴대전화 ‘로빙’ 서비스를 하는 통신사 아르바이트생 A씨(25)는 “지방에 사는 부모님이 얼마 전 설 연휴에 제가 사는 서울 집으로 오셨는데, 일 나가도 괜찮겠냐, 폐렴 주사라도 맞아야 하지 않느냐고 걱정하셨다”며 무거운 마음을 전했다.

통신사 로고가 적힌 근무복을 입은 그는 “어느 한 곳에 소속돼 근무하는 입장에서 이런 말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무섭고 불안한 건 사실”이라며 “틈틈이 손을 잘 씻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항 안에서는 가족 단위로 온 중국인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 대부분 짐 가방을 들고 마스크로 무장했다. ‘중국어 소리 들리는 곳에 일순간에 시선이 쏠리기도 했다. 20·30·50대 등 다양한 연령층이 모인 한 중국인 가족 여행객들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인터뷰 요청을 거부했다.

바로 이들 옆에 있던 미국인 관광객 타샤(여·40대)는 “미국에서도 우한 폐렴 때문에 난리가 났지만 그 바이러스 때문에 중국인을 죄인으로 모는 건 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인천공항=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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