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건 前여자친구 “함께 고통 받겠다? 가해자가 할 말인가”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2호인 원종건 씨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미투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2호 영입인사였던 원종건 씨가 ‘미투’ 의혹이 논란이 되자 영입인재 자격을 반납한 가운데, 데이트 성폭력을 주장한 원 씨의 옛 여자친구 A 씨가 분통을 터뜨렸다. 원 씨가 제대로 사과하지 않고 사퇴해 억울한 심정이라는 것이다.

A 씨는 지난 2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느낌표 <눈을 떠요>에 출연했던 민주당 인재영입 2호 원종건의 실체를 폭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원 씨에게 과거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하루 만인 28일 원 씨는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21대 총선 영입인재 자격을 스스로 당에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원 씨는 A 씨의 주장은 부인했다. 그는 “사실이 아니다.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려 참담하다”며 “제가 한때 사랑했던 여성이다. 주장의 진실 여부와는 별개로 함께 했던 과거에 대해 이제라도 함께 고통받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 했다.

이에 A 씨는 여러 차례 거절 의사를 밝혔지만 원 씨가 강압적인 성관계를 했다고 반박했다.

A 씨는 28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과거에 겪었던 고통을 자기가 인정해야 하는데, 저랑 같이 (고통을) 치르겠다는 말을 과연 가해자로서 할 수 있을까. 억울했다”고 말했다.

성폭행 이후 산부인과를 방문한 적이 있고, 결별 후 해바라기 센터와 상담소를 찾은 적이 있다는 A 씨는 “제 얘기를 듣고 나서 상담사 두 분 모두 이거는 명백한 성폭행이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A 씨는 원 씨와의 교제 기간 중 피해 사실을 정리한 기록과 관련 SNS 캡처 등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폭로 글을) 올리기 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정도로 제가 너무 수치스럽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A 씨의 주장에 대한 원 씨의 반론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원 씨는 답을 하지 않았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한편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원 씨 의혹과 관련해 “앞으로 인재영입이나 공직선거 후보자 출마 대상자를 대상으로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 조사해서 유사 사례가 있는 경우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인재영입 과정에서도 보다 철저히 관련된 내용을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원 씨에 대한 당 차원의 조치에 대해서는 “당 차원에서 조사 결과에 따라 원칙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