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씨는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갈아타야하지만 환승 체류 시간이 2시간 정도이고, 교통이 좋은 김포공항과 새너제이공항을 이용할 수 있어 실리콘밸리 출장이 수월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3월 29일부터 김포공항에서 일본 하네다 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이동하는 노선이 확대된다. 이때부터 하네다 공항에서 출국하는 미국 노선이 기존 하루 12편에서 36편으로 세 배로 늘기 때문이다. 김포공항과 하네다 공항은 하루 12편이 왕복할 정도로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 국내 항공업계도 하네다 공항의 미주 노선 증편을 주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하네다공항의 증편 슬롯(특정 시간대에 공항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 50편 중 24편을 미국 노선에 할당하는 방식으로 미국 노선의 동북아 주도권을 노리고 있다. 델타항공이 모든 도쿄 노선을 하네다로 옮기기로 한 데이어 유나이티드, 아메리칸항공 등 미국 국적사들도 하네다 노선 확대에 나선 상태다. 3월 29일부터 하네다공항 발 미국 노선이 하루 36편으로 늘어나면 29편인 인천공항을 능가하게 된다. 수요가 많은 로스앤젤레스는 하네다에서 하루 7편이 운항돼 인천 4편보다 많다. 인천 직항이 없는 새너제이, 포틀랜드, 휴스턴도 하네다에선 직항으로 갈 수 있다.
김포~하네다 노선에 하루 3회씩 오가는 일본항공(JAL)과 전일본공수(ANA)에게는 ‘김포공항 미국노선’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포~하네다 노선은 지난해 일본 노선 승객이 11.7% 줄어드는 동안에도 감소 폭이 1.4%에 그치며 205만114명을 실어 나른 황금노선이다. 인천공항 직항보다 운임이 10만 원 가량 저렴하고 국제선 터미널 내에서 환승을 위해 걸어야하는 동선이 짧은 점도 장거리 여객에게 강점으로 꼽힌다. JAL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서울~도쿄~미국을 잇는 출장여객 수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항공업계는 사실상 김포공항에서도 미국 가는 시대가 열리는 만큼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일본 및 미국 항공사가 ‘김포공항 마케팅’에 공격적으로 나설 경우 미국 노선의 동북아 허브를 두고 한국 일본 간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