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로드중
“가정형편 어려운 학생 도와 달라”
부산에서 70대 할머니가 생활비를 쪼개 모은 800만원을 대학에 기부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주인공은 부산 수영구에 거주하는 허정순(74)씨.
광고 로드중
허 할머니가 이날 기부한 돈은 3년 전부터 명절이나 생일 때 자식들(1남2녀)이 주는 용돈과 생활비를 아껴 모은 것이다.
그는 “언젠가 새벽잠에서 깨어 TV를 보는데 70대 할아버지가 경비 일하면서 월급을 모아 기부한 뉴스를 보고 ‘나도 좋은 일에 기부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허 할머니는 7남매 집안의 맏며느리로 시집 와서 평생 어렵게 살았다고 했다. 그는 “조경원을 비롯해 거리청소부와 파출부, 건설현장 노동일까지도 해봤다. 자식들은 나처럼 힘들게 살면 안 된다고 다짐하면서 고생을 견뎠다”고 밝혔다.
요즘은 경제사정이 나아졌지만 평생 절약해온 습관은 여전하다. 옷이나 운동화도 중고나 1만원 안팎의 저렴한 제품을 산다. 또 정말 필요한 것이 아니면 물건을 사지 않는다고 한다.
광고 로드중
아들 이정호(45)씨는 부경대 토목공학과 94학번으로 현재 전문건설회사에 재직 중이다.
그런데 자식들이 장성하고 이제 살만하니까 몸에 탈이 났다고 한다. 평생 노동을 한 탓에 무릎 연골이 다 닳아 최근 인공관절 수술을 했고, 양쪽 어깨 관절도 안 좋아 수술을 해야 했다. 열 손가락에는 퇴행성관절염이 와서 주먹을 쥐지도 못하고, 수시로 탱자 가시로 찌르는 것처럼 손가락 마디가 아프다고 한다.
허 할머니는 “몸은 아프지만 기부를 결심한 이후부터 기분이 좋아졌다”면서 “이제야 나도 가치 있게 산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세상에는 나보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도 많다. 그런 사람에 비하면 나는 형편이 좋다”면서 “적은 금액이지만 열심히 저축해서 또 기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광고 로드중
[부산=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