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감안 수위 조절한듯… 日 외무성은 “매우 유감” 항의
중국 청두(成都)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열린 지 사흘 만인 27일 군이 동해영토수호훈련을 실시했다. 앞서 군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결정 사흘 만인 8월 25일에 독도방어훈련을 ‘동해영토수호훈련’으로 명칭을 바꿔 역대 최대 규모로 실시했지만 이번엔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으로 진행했다.
군에 따르면 이날 훈련은 지난번과 달리 병력과 장비(함정, 항공기)를 동원한 실기동 훈련이 아닌 지휘소연습(CPX)으로 진행됐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독도의 외부 세력 침입 상황 등을 상정한 뒤 병력·장비를 순차적으로 투입해 대응하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동해의 기상 조건이 실기동 훈련을 하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동해 먼바다에는 풍랑경보가 발효됐고, 파고도 2∼6m로 높았다. 1986년부터 매년 두 차례 실시해 온 관례에 따라 올해 훈련을 마무리 짓는 조치였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그러나 일본의 항의는 재연됐다. 다키자키 시게키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이날 김경한 주일 한국대사관 차석공사에게 전화해 “이번 한국군 훈련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