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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의 여왕’ 김세영 “도쿄올림픽서도 부적 같은 ‘빨간 바지’ 입고 우승 도전”

입력 | 2019-12-18 15:10:00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김세영(26·미래에셋)에게 올해는 무척 특별한 한 해였다.

프로에 데뷔한 지 10년이 됐고, 스폰서인 미래에셋으로부터 후원을 받기 시작한 지 10년이 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LPGA 투어에서 통산 10승 고지에 올랐다. 김세영은 올 시즌 마지막 LPGA 투어 대회였던 투어 챔피언십에서 역전 우승을 일궜다. 시즌 3승째로 여자 골프 역사상 최다 금액인 우승 상금 150만 달러를 벌었다.

18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세영은 “많은 분들의 도움 덕분에 ‘트리플 10’을 완성할 수 있었다. 좋은 시즌을 보낸 뒤 한국에 와서 친구들과 지인들도 많이 만났다. 이제 연습할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김세영은 2020시즌을 대비해 19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미국 마이애미에서 3주간 훈련을 한 뒤 1월 17일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비스타에서 열리는 2020시즌 개막전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에 참가한다.

예년보다 빨리 시즌을 준비하는 이유는 새로운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내년 시즌의 3가지 목표는 도쿄올림픽 금메달, 메이저 대회 우승, 그리고 세계랭킹 1위로 정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에 출전했던 김세영은 “감독으로 오신 박세리 프로님과 동료들과의 올림픽 경험은 무척 특별했다. (박)인비 언니가 금메달을 따는 걸 눈앞에서 봤다. 그때 감동은 말로 표현이 안 된다. 그때의 느낌을 내 몸으로 느껴보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에는 내년 6월 29일을 기준으로 세계 15위 이내 선수는 국가별로 최대 4명까지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16일 김세영은 6위로 고진영(1위), 박성현(2위), 이정은6(7위) 등과 함께 톱10에 올라있다.

짜릿한 역전 우승을 많이 해 ‘역전의 여왕’으로 불리는 김세영에 대해 아버지 김정일 씨는 “중2때부터 낌새가 있었다. 한 아마추어 대회에서 고 3선수랑 연장전을 치르게 됐다. 누가 먼저 칠지 추첨을 하는데 상대 선수 손이 떨린다며 ‘다 죽었어’라고 얘기하더라”는 일화를 소개했다.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빨간 바지를 100벌도 넘게 갖고 있다는 김세영은 “최종일 빨간색 티셔츠를 입는 타이거 우즈를 따라 나도 마지막 날 빨간 바지를 입는다. 이제는 나를 지켜 주는 부적같은 느낌도 든다”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