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인재 육성하고 협력사와 동반 성장 참전용사 후손 지원 숨은 의인 발굴도… 사회적 책임 다하는 기업들 노력 돋보여
《우리 사회와 정부가 일일이 손을 뻗기 어려운 그늘진 곳을 돕는 기업들의 따뜻한 손길이 연말을 맞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업 혼자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사 그리고 주변의 이웃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면서 사회적인 책무까지 다하는 ‘상생경영’은 이미 한국 산업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경영 원칙이 됐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오랜 시간 기업의 최대의 원칙으로 꼽혔던 ‘주주 우선’ 원칙을 삭제하면서 기업이 이해당사자 모두를 위한 책무를 공유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이 발표되기도 한 상황에서 한국의 기업들도 이미 이런 변화에 공감하면서 사회 속에서 상생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역과 지역 주민에게 희망을 주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바탕으로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3년 전 ‘미래를 향한 진정한 파트너’라는 중장기 비전을 선포한 바 있다. 2013년부터는 일자리 창출과 청년 리더 양성, 양극화 해소 등의 5년 중점과제를 추진했고 2016년부터는 사회 취약계층의 창업과 자립 중점 지원, 계열사 특성을 활용한 신규 사회공헌사업 강화 등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007년 말 ‘해비치사회공헌문화재단’으로 설립해 2011년 ‘현대차 정몽구 재단’으로 이름을 바꾼 재단은 8500억 원에 이르는 사재 출연을 바탕으로 각종 사회공헌 사업에 나서고 있다. 미래인재 양성, 소외계층 지원, 문화예술 진흥 등을 통한 직·간접적인 수혜 인원이 64만 명에 이른다.
SK그룹의 경우 사회적 가치 추구로 행복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전체 그룹에서 최대의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SK가 건강한 공동체의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행복을 더 키워 나가는 방법은 사회적 가치에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 가치는 기업 경영활동 등을 통해 일자리 부족, 환경오염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한 성과를 말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고객과 주주, 사회의 행복을 창출할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회를 통해 회사의 제도 기준을 관리에서 행복으로 바꾸고 성과를 평가하는 요소 중 사회적 가치의 비중을 50%로 늘릴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따라 SK는 기업이 창출한 경제적 가치를 재무제표에 표기하는 것처럼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화폐로 환산해 관리하는 DBL(Double Bottom Line) 경영을 도입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상황이다.
LG그룹은 우리 사회의 숨은 의인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면서 잔잔하지만 울림이 큰 파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LG복지재단은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뜻을 반영해 2015년 9월 첫 ‘LG 의인상’을 수여한 바 있다. 교통사고를 당한 여성을 구하려다 신호 위반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은 고 정연승 특전사 상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116명의 의인들에게 LG 의인상이 수여됐다. 의인이나 의인의 유가족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규모의 상금과 함께 수여되는 LG 의인상은 우리 사회의 관심과 격려가 필요한 곳을 기업이 세심하게 챙기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특히 LG 의인상 수상자 중 일부는 상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의로운 모습으로 더 큰 감동을 주기도 했다.
롯데그룹 역시 올 11월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일을 맞아 에티오피아 현지에서 참전용사복지회관 준공식과 참전용사 후손 장학금 수여식을 진행하면서 6·25전쟁 참전용사들의 헌신을 기린 바 있다. 롯데는 정전 60주년이었던 2013년부터 국방부와 협약을 맺고 해외 6·25전쟁 참전용사들에 보은하는 의미로 ‘참전용사복지회관 건립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4년 태국 방콕, 2017년 콜롬비아 보고타에 참전용사회관을 준공한 바 있으며 이번 에티오피아는 세 번째 지원 국가다. 롯데그룹에서는 육아환경 개선과 아동들의 행복권 보장, 여성 우울증 인식 개선 캠페인 등 아동과 여성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