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경기도 군포시 군포시니어클럽에서 열린 스타벅스·시니어클럽 상생 교육장 ‘’에스빔 바리스타 교육장 오픈식‘’에서 어르신 바리스타들이 커피 추출을 선보이고 있다. 교육장 오픈을 통해 본격적으로 전국의 시니어클럽 소속 시니어 바리스타들은 매년 이 교육장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게 된다. (스타벅스 제공) 2019.9.10/뉴스1
경기 군포에 거주하는 실버 바리스타 장미화 씨(65)는 요즘 라떼 위에 그림을 그리는 ‘라떼아트’에 푹 빠져있다. 서툰 손기술이지만 하트, 나뭇잎 등 모양을 완성해 손님에게 건넬 때면 매번 뿌듯한 마음이 든다. 커피를 별로 좋아하지 않던 장 씨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어르신 일자리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지난해 자격증을 취득해 ‘늦깎이 바리스타’가 됐다. 실버 바리스타들이 커피를 만드는 지역 카페에서 일을 하는 장 씨는 일주일 두 번 4시간씩 일을 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옷가게를 운영했던 장 씨는 스스로를 ‘행운아’라고 불렀다. 바리스타로 일하면서 주변 친구들의 부러움도 사고 있다. 그는 “이 나이가 돼서 새로운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게 행운 아니냐”면서 “커피를 만들고 매일 새로운 고객을 만나면서 삶의 활력을 얻는다”고 말했다.
장 씨와 같은 카페에서 일하고 있는 박주영 씨(70)도 바리스타가 되면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어린이집 교사로 인생의 절반을 보낸 박 씨는 커피를 만들면서 “하루하루 젊어지는 기분”이라고 했다. 박 씨는 “무엇보다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젊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어서 즐겁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매장 바리스타 가운데 숙련된 직원을 선발해 격주에 한 번씩 실버 바리스타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상은 전국 150여 곳에서 일하고 있는 실버 바리스타 2100명으로 20~30명씩 그룹을 나눠 실시한다. 교육 내용은 드립커피 추출, 라떼아트 등 실제 스타벅스 초보 바리스타들이 배우는 내용과 거의 비슷하다. 교육장은 면적 241㎡(73평) 규모로 에스프레소 머신, 제빙기, 시청각 장비 등 스타벅스 교육시설과 동일한 형태로 꾸몄다. 스타벅스는 교육장 인테리어 공사 등 비용을 지원하고 앞으로 커피 관련 교육 뿐만 아니라 매장 운영 지원까지 한다는 방침이다. 이와는 별개로 드라이브 스루 매장 교통안전관리원 등 어르신 일자리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날 개소식 현장에서 전문 바리스타에게 드립 커피 추출하는 법을 배운 박 씨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긴 했지만 일을 하면서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았다”며 “전문성도 높이고 젊은 바리스타와 소통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