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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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친정부군 진영에서 정부군과 남부 거점도시 아덴을 중심으로 자치정부 설립을 주장해 온 남부 분리주의 세력이 충돌했다. 양측은 2015년부터 ‘공통의 적’ 시아파 후티 반군과 맞서왔지만 각각 통일국가와 남부 자치정부 설립을 두고 이견이 커져 내분을 맞이했다.
10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7~10일 4일간 정부군과 남부 분리주의 세력 간 교전이 일어났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재로 교전은 멈췄지만, 분리주의 세력은 정부군이 관할했던 아덴의 주요 군 기지, 중심 거주지 크레이터 등을 장악했다. 양 측의 충돌은 시간 문제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정부의 통일 국가를 지향하는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정부군)과 달리 남부 분리주의 세력은 1990년 남북 예멘 통일 때부터 남부 소외를 이유로 자치정부 수립을 주장해왔다.
또 정부군은 사우디아라비아, 남부 분리주의 세력은 아랍에미리트(UAE)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미 UAE는 지난달부터 예멘에서 군대를 철수하기 시작해 사우디와의 공조가 무너지고 있다. UAE는 활발해진 이란의 군사 활동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철수 이유로 내세웠다. 하지만 사우디의 잦은 오폭으로 인한 민간인 학살, 이에 따른 국제사회의 비난을 의식해 사우디와 거리두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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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든든한 지원을 받은 후티는 2014년 9월 수도 사나를 장악하고 하디를 몰아냈다. 그러자 2015년 3월 사우디가 UAE, 바레인 등 주변 수니파 국가를 규합해 후티 공습에 나섰다. 후티와 정부군의 내전이 이란과 사우디의 대리전으로 번진 셈이다. 이 와중에 알카에다 아라비아지부, 이슬람국가(IS) 등 무장단체가 창궐하고, 정부군과 남부 분리주의 세력의 대립도 심각해 ‘세계 최대 화약고’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