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현지에서 반도체 전문가로 알려진 유노가미 타카시(Takashi Yunogami) 미세가공연구소(微細加工硏究所) 소장(사진=유노가미 타카시 페이스북) © 뉴스1
단기적으로는 어려움에 직면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국내기업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일본산 소재의 비중을 낮추고 대체재 확보와 국산화에 박차를 가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일본 기업이 입게 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유노가미 타카시가 직접 쓰고 2013년 국내에 번역되어 출판된 ‘일본 전자·반도체 대붕괴의 교훈’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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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타카시 소장은 “이러한 수출 통제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 기업에도 전혀 도움이 안 될 것”이라면서 “궁극적으로는 이에 대한 반발이 일본 정부를 강타하고 경쟁력을 갉아먹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다(the Japanese government is digging its own grave)”고 강한 어조로 아베 정부를 비판했으며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도 했다.
타카시 소장은 단기적으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포토레지스트의 경우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최신 기술인 7나노 EUV(극자외선) 공정에 필수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삼성전자의 EUV 양산 공정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이는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에 탑재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출하에도 영향을 미쳐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른바 ‘에칭가스’로도 불리는 불화수소의 원활한 공급이 막힐 경우 한국이 세계 1위를 점유하고 있는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도 피해를 끼칠 수 있다. 특히 타카시 소장은 “삼성전자의 서버용 SSD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같은 글로벌 데이터센터 기업들에게 납품된다”면서 “만약 서버용 SSD 제품 공급이 어려워질 경우 이들 클라우드 업체들은 삼성전자가 아닌 일본 정부를 비난할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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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타카시 소장은 “궁극적으로는 일본의 반도체 소재 및 장비 기업들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같은 현재의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잃고 경쟁력도 떨어질 것”이라면서 “비즈니스 관계에서 신뢰를 한번 잃으면 회복하긴 쉽지 않다”고 경고했다.
유노가미 타카시(58) 소장은 일본 교토대학 공학박사 출신으로 1987년 히타치제작소에 입사해 16년간 중앙연구소, 반도체사업부 등을 거쳤고 엘피다 메모리에서도 선임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는 도시샤대학에서 반도체 산업의 사회과학을 연구했으며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나가오카기술과학대 교수로도 재직했다.
2011년에는 자신이 직접 미세가공연구소(微細加工?究所)라는 비영리기관을 만들어 반도체 관련 기업 컨설팅과 언론 기고, 세미나 등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2013년에는 우리나라에 ‘일본 전자·반도체 대붕괴의 교훈’이라는 제목의 책을 번역·발간해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