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위 위원장 어느 쪽 받든 상관없어" "일종의 견제장치 마련한 것" 평가 "국회 진행되는 게 너무 가슴 아팠다" "빚더미 추경 안돼…현금 살포성 뺄 것" "국방장관 해임·국정조사 야당과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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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8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의 위원장 자리를 집권여당과 나누기로 한 것과 관련, “일종의 견제장치를 마련한 것이라고 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원포인트’ 본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가진 티타임에서 “저쪽이 정개특위 위원장을 가져가면 우리는 소위원장을 갖게 된다”며 “어느 쪽이어도 상관없다. 민주당이 권고하는 걸로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정개소위 위원장을 우리가 하다 보니까 사실 정개특위를 하는 게 (낫다), 어쨌든 사실 ‘합의 처리한다’ 라는 약속을 받아도 법적으로 중요한 그 기간이 지나면 그냥 올려버리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교섭단체 원내대표 합의로 인해 심상정 의원이 정개특위 위원장 자리를 상실함에 따라 ‘토사구팽’ 신세라는 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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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개특위, 사개특위 합의처리 시한을 8월31일로 정한 건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요구한 것”이라며 “두 달간 논의하고 결정하는 걸 원했는데, 나는 적어도 세 달 정도는 논의해야 했다고 본다”고 했다.
국회 정상화 합의안 번복으로 한때 당 내에서 입지가 위축됐던 나 원내대표는 협상의 전말도 공개했다
나 원내대표는 “사실 요새 일주일 동안 날치기 패스트트랙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우리 국회가 진행되는 게 너무 가슴이 아팠다. 진짜 가슴이 아팠다”며 “월요일(24일)도 합의가 좀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의장이 계속 시정연설을 강행한다고 했기 때문에 교섭단체 대표 간 합의 없이 본회의를 연 적이 두 번 밖에 없다. 그걸 한다고 해서 (합의)해줬다”고 토로했다.
이어 “오늘도 꼭 그렇게 하자는 거 아닌가. 이런 식으로 의회가 거꾸로 가는 걸 내가 도저히 못 참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본회의를 합의 없이 여는 거나 소위에서 표결 처리를 강행하는 것을 그대로 하면 가만 안 두겠다고 이인영 원내대표에게 세게 얘기했다. 본회의를 교섭단체 대표 합의 없이 하는 것도, 표결처리하는 것만큼 똑같이 의회의 전통에 반하는 거라서 그렇게만 하면 내가 가만 안 있겠다고 의장에게도 어제 얘기했다”고 전했다. 문 의장은 전날 밤을 새서라도 원내대표 간 협의 하에 국회 정상화 방안을 도출하라고 독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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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했던 이 원내대표를 설득한 방법을 묻는 질문에는 “그건 영업비밀이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날 의원총회 분위기에 대해서도 “(의원들이) 다 그냥 만족하셨다”며 “위원장 하나 바뀌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추후 협상에서 패스스트랙 강행 처리 부분에 대한 ‘합의 처리’를 우선순위에 두진 않을 방침이다. “실질적으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합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문구를 다시 지금 꺼낼 것도 아닌 것 같다”며 “거기에 연연하는 것보다는 좀 다른 걸 들여다보는 게 맞지 않겠냐”고 나 원내대표는 밝혔다.
여당이 국회 통과를 요구하고 있는 추경안에 대해선 “추경을 전혀 안 하겠다는 건 아니다. 아예 안 하겠다는 얘기를 해본 적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현금 살포성’은 들어내겠다는 것이다. 빚더미 추경을 만들면 안 된다는 생각은 여전하다. 추경 합의는 또 단계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의원정수 30석 감축 및 비례대표제 폐지를 담은 한국당의 선거법 개정안도 여전히 유효하지만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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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선거제도도 차차 논의해야 한다”며 “석패율 제도 같은 것도 고민해야 하고 여성공천 30%도 선거법에 넣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사개특위 위원 교체 여부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그동안 있었던 사개특위 위원은 원론적으로는 좀 (남아)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 나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 등 다른 야당과 공조해 북한 목선 삼척 귀순 사건과 관련, “정경두 국방부장관 해임안과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하나의 유령이 이 국회를 배회하고 있다. 반(反)의회주의라는 유령이 떠돌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칼 마르크스의 ‘공산당선언’ 서문 첫 문장인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라는 구절에서 인용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정부 여당의 독선을 부각하기 위해 공산주의 대신 반의회주의를 택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