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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한의 메디컬 리포트]턱걸이, 팔굽혀펴기 함부로 하지 마라

입력 | 2019-06-20 03:00:00


사전 준비 없이 갑자기 턱걸이를 하면 체중이 모두 어깨에 쏠리면서 어깨 관절이 손상될 수 있다. 꾸준히 강도를 높여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아일보DB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얼마 전 회사 동기들과 오랜 만에 점심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중 한 명은 평소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사진기자였다. 카메라 무게 때문에 어깨 부위에 통증이 지속되고 급기야 염증으로 인해 팔을 올리지 못하는 ‘오십견’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옆에 있던 동기가 오십견에 가장 좋은 해결책은 그냥 철봉에 매달리는 운동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 이유는 오십견으로 인해 그 부위가 쪼그라들었으니 철봉 운동을 통해 펴기 운동을 하면 낫는다는 것이다. 일견 설득력이 있어 다들 진지하게 들었다.

그렇다면 어깨 전문가들도 이런 처방에 동의할까? 얼마 전 ‘계단 함부로 오르지 말라’는 내용의 칼럼을 썼다. 계단을 오를 때는 체중의 3배, 내려갈 때는 체중의 5배 정도의 하중이 무릎을 짓누른다. 따라서 준비 없이 함부로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은 무릎관절에 손상을 주기 쉽다. 체중이 실리는 운동은 대부분 근육과 관절에 부담을 준다. 심지어 걷는 것도 적당히 걸어야지 3만 보 이상 걸으면 오히려 발목과 무릎 부위가 손상될 수 있다.

철봉에 매달리는 운동도 다르지 않다. 철봉에 매달리면 어깨가 우리 몸의 체중을 모두 지탱해야 한다. 어깨 운동에 도움이 된다는 팔굽혀펴기도 마찬가지다. 흔히 근육 운동을 할 때는 원칙이 있다. 강도를 서서히 높여 나가야 한다. 무게를 2kg에서 3kg, 다시 5kg 등으로 서서히 높여야 근육이 강화된다. 하지만 철봉이나 팔굽혀펴기 운동은 무게를 서서히 높일 수 없다.

팔굽혀펴기를 할 때 팔을 굽히는 동작에서 압력으로 인해 어깨를 지붕처럼 덮고 있는 지붕뼈와 그 사이를 지나는 힘줄이 충돌해 지속적으로 마찰이 일어난다. 운동 뒤 통증을 단순히 근육통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치료를 미루면 마찰로 인해 생긴 힘줄의 손상이 점점 악화돼 힘줄이 끊어지는 ‘회전근개파열’로 이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수술을 피할 수 없다.

턱걸이를 할 때도 주의해야 한다. 대개 일반인들은 어깨 주변 대근육이 강하지 않다. 그런 상태에서 전체 체중을 오롯이 어깨에 실으면 대근육 주변에 염증이 생기는 ‘회전근개건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특히 내려오는 동작에서 회전근개가 심하게 늘어나면 염증 위험은 더욱 커진다.

이런 운동들은 어깨가 단련된, 건강한 사람들이 정확하게 하면 오십견이나 회전근개질환과 같은 대표적인 어깨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근력이 약한 사람은 오히려 어깨 부상을 입을 수 있다. 특히 50대 이후엔 어깨 부위 근육이나 인대 등에서 퇴행성 변화가 가장 많이 일어난다. 이런 시기에 갑작스러운 어깨 운동은 큰 무리를 가져오므로 평소에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깨에 큰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은 없을까? 어깨관절 질환만 보는 N병원의 이모 원장은 “충분한 스트레칭과 함께 벽을 보고 서서 팔굽혀펴기를 하거나 완전히 엎드린 자세가 아닌 무릎을 바닥에 대고 팔굽혀펴기를 해 점진적으로 근력을 강화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때 팔은 어깨 넓이만큼 벌리고 자신의 가슴 쪽에 위치시킨 뒤 팔꿈치는 상체에 붙이고 배와 가슴이 동시에 닿도록 천천히 내려준다. 또 턱걸이를 해야 되는 경우라면 자신의 어깨 넓이만큼 벌려 철봉을 손등이 보이게 잡고 팔 힘과 등 근육 힘으로 당겨 머리까지만 올려준다.

보조기구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전문가들은 흔히 인터넷이나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세라밴드나 고무밴드를 이용한 어깨운동을 추천한다. 고무밴드는 강도에 따라 색깔이 다르기 때문에 본인에게 맞는 밴드를 선택한 뒤 잡아당기는 스트레칭 운동을 하면 어깨 근육을 강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팔굽혀펴기나 턱걸이는 간단한 동작으로 가슴과 팔, 복부 근육을 강화시켜 주는 운동이다. 하지만 체중이 어깨관절에 그대로 실리기 때문에 어깨통증이 있거나 근력이 약한 사람에겐 오히려 부상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운동 중 통증이 느껴지면 단순히 근육통 정도로 여겨 치료를 미루지 말고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