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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기 한국당 정책위의장 “김정은, 文대통령보다 나은 면 있다” 논란

입력 | 2019-06-01 03:00:00

김혁철 숙청 언급하며 “金 신상필벌, 서훈-강경화 처형 아닌 책임 물어야”
여야 4당 “막말 금메달 경쟁하나”… 황교안 “부적절 발언 국민에 송구”
정용기 “역설적 얘기 매도하면 정략적”




자유한국당 정용기 정책위의장(사진)이 31일 “야만성과 불법성, 비인간성을 뺀다면, 어떤 면에서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지도자로서 더 나은 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정책위의장은 이날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연수원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북한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등이 숙청됐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언급하던 중이었다. 그는 “이렇게 얘기하는 저도 참으로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치욕스럽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조직을 이끌어가고 국민을 이끌어가려면 신상필벌이 분명해야 한다”며 “남북관계,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대미·대일관계가 엉망진창이 됐는데, (정부는) 책임져야 할 사람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오히려 힘없는 외교부 참사관 한 명을 파면시켰다”고 했다. 이어 서훈 국정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외교안보라인을 언급하며 “처형이 아니라 책임은 물어야 하는 것 아니겠냐”고 강조했다.

여야 4당은 일제히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마치 (당 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등) 당 3역이 막말 금메달 경쟁을 하는 것 같다”고 논평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심각한 인권문제로 대두될 수 있는 북한 고위 간부 숙청설을 희화화시키고 조롱거리로 삼았다는 점에서 반인륜적이고 야만적인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부적절하고 좀 과한 부분이 있었다”며 “국민들에게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반면 정 정책위의장은 “왜 달을 가리키는데 달을 안보고 손가락을 이야기하냐”며 “역설적인 이야기를 한 것을 가지고 매도한다면 굉장히 정략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황 대표는 연석회의 비공개 특강에서 “문재인 정권과 추종 세력들은 우리 당에 ‘막말 프레임’을 씌우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고 있다”며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상황 속에서 언행을 특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보수대통합과 관련해서는 “필요한 일들을 여기저기서 진행해 나가고 있다”며 의원들에게 바른미래당과의 소통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