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韓 정부에 화웨이 배제 동참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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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한국에도 중국 화웨이를 퇴출시킬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국내 이동통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화웨이의 통신장비를 공급받는다.
특히 미국 정부가 LG유플러스를 콕 집어 주의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지자 미국과 중국 간 기술 패권 싸움의 불똥이 LG유플러스에 제대로 튀었다는 분석이다. LG유플러스는 5G망 구축에 화웨이 제품 사용이 불가피하다. 더군다나 5G망 주도권 경쟁이 한창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LG유플러스는 5G 가입자 수가 가장 뒤처지는 상황에서 시름이 깊다.
23일 통신업계와 외교부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미국 안보에 반하는 활동에 연루돼 있다며 거래제한기업 명단에 올렸다. 이에 구글, 인텔, 퀄컴, 브로드컴 등 미국 IT 기업들이 화웨이에 소프트웨어와 부품 공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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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우리 외교부 측에 “LG유플러스가 한국 내 민감한 지역에서 서비스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한국에서 화웨이를 전부 퇴출시킬 필요가 있다”는 뜻을 전했다는 후문이다.
우선 화웨이 통신장비는 인텔, 퀄컴 등 미국산 부품 의존도가 높은데 이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면 원활한 제품 생산과 유지가 힘들게 된다.
이에 LG유플러스는 5G망 구축을 위한 화웨이 장비 물량을 확보한 만큼 5G 기지국 건설 목표에 향후 최소 2년간은 영향이 없다라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는 상반기까지 5만개, 연말까지 8만개 5G 기지국을 구축하고 2022년까지 전국망 구축을 완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에 중국 화웨이의 통신장비 조달에 문제가 생길 경우 5G망 구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더군다나 지난 4월 5일부터 5G 상용화를 시작한 이통 통신사들은 5G 주도권 잡기에 한창인 민감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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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 싸고 질 좋은 글로벌 1위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를 선택한 것이 오히려 자충수로 작용하게 될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LG유플러스 측은 “정부로부터 화웨이 장비 사용 관련해 어떤 지침도 현재까지 전달받은 것은 없다”며 “이미 미군 지역 등 미국 측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지역에는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4세대 이통통신(LTE)을 깐 곳에는 기술적으로 5G 장비도 동일한 회사 것을 쓸 수밖에 없다”며 “서울 수도권 중심으로 4G 설치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했는데 화웨이 장비를 쓰지 말아야 한다면 4G 장비까지 다 뜯어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라고 토로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LTE망 설치 시 ▲서울·수도권 지역에는 화웨이 ▲호남·충청 지역에는 삼성전자 ▲경상도 지역에는 노키아 ▲강원도 및 일부 충청 지역에는 에릭슨 장비를 깔았다.
전문가들은 일단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사태로 인한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네트워크 장비 부품의 경우 화웨이가 6개월 이상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 등으로 화웨이 5G 장비 공급 문제로 LG유플러스가 실제 피해를 볼 가능성은 희박하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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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는 미국이 최근 반(反) 화웨이 캠페인‘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는 시각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공개하길 거부했다. 외교부는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미국 측은 5G 장비 보안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으며, 우리도 이러한 입장을 알고 있다”며 “한미 양국은 동 이슈에 관해 지속 협의해 오고 있으나 구체적인 협의 내용에 대해서 밝힐 수 없다”라고 발표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