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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美공관 인근에 포탄… 트럼프 “이란, 전쟁 원한다면 종말”

입력 | 2019-05-21 03:00:00

미군 관리 그린존에 구식 로켓 공격
美 “매우 심각… 배후세력 주시” WP “이란 지원 시아파 소행 추정”
트럼프 “이란의 핵보유 용인 못해” 민주당 “트럼프, 전쟁으로 이끌어”




19일 이라크 바그다드 미국대사관 인근에 로켓 공격이 발생해 중동 전역에 일촉즉발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아직 누구의 소행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미국은 사태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다시 이란에 ‘군사 행동’을 취할 가능성을 언급했고, 이란도 이에 맞설 뜻을 밝혔다.

○ 바그다드 안전지대 8개월 만에 로켓 공격 받아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이날 미 대사관이 위치한 바그다드 한복판 ‘안전지대(그린 존)’에 로켓 공격이 있었으며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전했다. 약 10km² 넓이인 안전지대에는 이라크 대통령 및 총리 집무실, 의회, 외국 대사관이 밀집해 있다. 미 대사관에서 약 500m 지점에 로켓이 떨어졌다. 현지 주민들은 바그다드 전역에서 큰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안전지대가 공격받은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이라크 당국은 바그다드 동부 알사나 지역에서 로켓 발사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무장 세력의 근거지이다. 또 이번 공격에 쓰인 카투사 로켓 역시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즐겨 쓰는 무기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라크 정부 당국자와 서방 외교관들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민병대 소행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 트럼프 “이란이 싸우기를 원하면 종말뿐”

사태의 배후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미국 정부는 강도 높게 이란을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이란이 싸우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이란의 ‘공식적 종말(official end)’이 될 것이다. 다시 미국을 위협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폭스 인터뷰에서도 “싸우고 싶지 않지만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도록 할 수는 없다”고 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도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very seriously)’ 받아들이고 있다. 이 공격이 이란 지원을 받는 민병대나 관련 세력에 의한 것이면 이란에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미국은 이미 5일부터 최근까지 이란을 겨냥해 중동에 에이브러햄 링컨 핵항모전단, 전략폭격기,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등을 배치했고, 대규모 군사훈련도 벌였다.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이란은 전쟁을 추구하지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국가를 방어하는 모든 분야에서 준비가 끝났다”고 맞섰다.

한편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란정책을 비난했다. 털시 개버드 하원의원(하와이)은 ABC방송 인터뷰에서 “대통령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우리를 이란과의 전쟁으로 이끌고 있다. 이란과의 전쟁은 이라크전보다 훨씬 비싸고 위험하며 파괴적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