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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출신 강경파 ‘협상 아웃’… 최선희의 외무성 힘 실려

입력 | 2019-04-25 03:00:00

北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해임
김영철, 김정은 배웅 자리도 못나가
후임 장금철, 남북 민간교류 전문… ‘對南 통전부-對美 외무성’ 포석




북한이 통일전선부장을 김영철에서 장금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으로 전격 교체하면서 ‘하노이 노딜’ 이후 협상 책임자 교체에 나선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북한이 북-미 협상을 맡았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교체를 요구한 가운데 ‘하노이 노딜’의 책임을 물어 문책한 것. 북한이 대미·대남 라인을 외무성과 통전부로 각각 분리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 대미 협상 라인 외무성으로 옮기나

국회 정보위원회 관계자는 24일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최근 김영철에서 장금철로 교체됐다”고 말했다. 김영철은 12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새로 선출된 국무위원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뒤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4일 러시아로 떠나는 김 위원장의 수행단과 환송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김영철과 함께 하노이 회담을 담당했던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박철 전 주유엔 북한 대표부 참사도 문책을 당한 것으로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김영철은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직위는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이후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이른바 ‘스파이 채널’의 핵심 축이었던 김영철이 통전부장 역할을 넘겨준 것은 사실상 실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영변 핵시설 폐기+α’ 요구에 김 위원장이 전혀 준비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에 과도한 제재 해제를 요구하면서 회담이 결렬된 가장 큰 책임은 김영철 등 강경파에게 있었다”고 말했다.

하노이 노딜 이후 대미(對美) 메시지를 주도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최근 국무위원회 위원으로 영전한 가운데 상급자였던 김영철이 실각하면서 북한이 대미협상은 외무성, 대남협상은 통전부로 분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영철은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 교체를 요구하기 전인 이달 중순경 교체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전후해 천안함 사건 등을 주도한 군부 출신 강경파인 김영철의 교체를 물밑에서 요구해왔다.

○ “장금철 남북 교류 잘 아는 인물”

장금철은 50대 후반∼60대 초반으로 남북 민간교류 관련 업무를 오랫동안 담당했던 대남통으로 알려졌다.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 당시 북측 실무요원, 2006년 4월 남북 장관급 회담에는 보장성원으로 참석했다. 외교 소식통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등에서 활동하며 남북관계를 오래 담당했다”며 “대남 업무에 있어선 장금철이 경력이 훨씬 풍부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대남 라인의 힘을 빼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군 출신이나 정통 정보라인으로 활동한 핵심 인물이 아닌 민간 교류를 담당했던 인물을 부장에 발탁한 건 대남 창구에 힘을 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easyhoon@donga.com·문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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