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
국가경제도 살아 있는 유기체와 같다. 가계 정부 기업이 구성요소를 이루며, 자본의 흐름이 각각의 경제주체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몸에 아픈 곳이 생겼을 때 우리는 수술이나 약물로 치료하거나, 한의학이 말하는 인체의 조절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특정 산업에 문제가 생겼을 때 구조조정을 통해 아픈 곳을 치료할 수 있다. 최근의 조선업이 대표적인 예다. 한편 침이나 뜸이라는 수단을 통해 경제의 기혈 운행을 원활하게 만들 수도 있다.
우리는 많은 기업들의 흥망성쇠를 지켜보면서 구조조정이라는 외과 수술의 효과를 경험해 왔다. 그런데 고령화와 저성장이라는 고질병에 걸린 우리 경제에서는 피와 살이 튀는 구조조정뿐만 아니라 기혈의 흐름을 개선해 기초체력을 강화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경제에서 기혈의 흐름이란 자본의 흐름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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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침은 양도소득세다. 양도소득세는 여러 개의 침으로 구성돼 있다. 길게 찔러야 하는 침, 얕게 찌르는 침, 중간쯤 찔러 넣는 침으로 나뉜다. 양도소득세가 여러 개의 침을 사용하는 이유는 여러 방식으로 자본 흐름에 영향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장기 투자를 장려하기 위한 양도소득세상의 특례, 투자 자금의 위험 회피 성향을 완화하는 손익통산의 확대, 모험자본의 축적에 필요한 손실 이월공제 등은 자본 흐름을 개선하는 데 필요한 요소들이다.
뽑아야 할 침은 뽑고 놓아야 할 침을 제대로 놓는다면 우리 경제의 자본 흐름은 좋아지게 될 것이다. 저성장 시대에 대응하는 체질 강화의 수단으로 정부가 자본시장 과세 선진화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주기를 기대해 본다.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