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범은 신체 절단형…국제사회 비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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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을 국교로 하고 있는 브루나이가 3일 국제사회의 강력한 비난 속에 동성애자에 대한 투석사형을 규정한 새 형법 시행을 강행했다.
AP에 따르면 해당 형법은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 법전에 따라 마련된 것으로, 동성 성관계 및 간통 행위자에게 돌팔매질을 통한 사형을 집행한다. 어린이와 외국인은 물론 비이슬람교도 역시 동성 성관계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을 경우 돌팔매질 사형이나 채찍질형에 처해진다.
이 법은 또 절도범들을 대상으로 초범일 경우 오른손을, 재범일 경우 왼발을 절단하도록 하고 있다. 브루나이는 앞서 지난 2014년 5월 이슬람 율법에 따른 형법 제정을 발표했으며, 지난해 12월29일 법무부장관이 홈페이지를 통해 시행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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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시 전날인 2일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미국은 레즈비언과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간성(intersex)인을 비롯해 종교적·민족적 소수자와 폭력의 위험에 처한 여성 등 취약계층을 겨냥한 폭력, 범죄화, 차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그러나 술탄이 국가 원수로서 모든 권한을 갖고 있는 브루나이에선 이번 새 형법에 대해 공개적인 반대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쿤’이라는 예명으로만 자신을 밝힌 23세 성소수자 커뮤니티 구성원은 AP에 “우리를 탄압하려 했던 사람들은 보다 더 많은 공격 기회를 갖게 됐다”고 개탄했다.
한편 인근 이슬람 국가에 거주하는 성소수자들은 브루나이가 선례가 돼 자국에도 유사한 법률이 제정될 가능성을 두려워하고 있다. ‘루드비히’라는 성만 밝힌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거주 24세 남성은 이와 관련해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가 선례를 따를 수도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했다.
브루나이는 약 43만명의 인구 중 3분의 2 가량이 이슬람교도다. 1967년부터 이 나라를 통치해온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은 이슬람 율법 도입에 대해 ‘신이 내린 특별한 지도’, ‘브루나이의 위대한 역사의 한 부분’이라고 자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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