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서 재선 노리는 모디 총리… 떨어지는 지지율 공습으로 만회 정치기반 취약한 칸 총리… 경제난 무마 위해 강경대응 예고 “인도 조종사 석방” 확전은 피해
다만 조종사 송환에도 양국의 관계회복에는 상당한 장애물이 남아있다는 분석도 있다. 각각 지지율 하락과 경제난에 시달리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69)와 칸 총리(67)가 외교 갈등을 내치(內治) 용도로 쓸 필요성을 느끼는 데다 미국과 중국도 이번 사태를 두고 일종의 대리전을 벌일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모디 총리는 28일 “인도는 하나가 되어 적과 싸울 것이다. 적은 우리를 불안하게 하기 위해 테러를 저지른다”고 파키스탄을 정면 겨냥했다. 2014년 취임한 그는 힌두 민족주의를 주창해 권좌에 올랐다. 2002년 구자라트 주지사 시절 힌두교도의 공격으로 약 1000명의 무슬림이 숨진 ‘고드라 사건’을 방조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파키스탄에 강경할수록 정치적으로 유리하다. 인디아투데이 등 현지 언론은 “실업난 등으로 5월 총선을 앞두고 집권 인도국민당(BJP)과 야당의 지지율 격차가 줄었는데 테러로 일종의 전기를 마련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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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도 날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를, 미국·인도와 모두 사이가 나쁜 중국은 파키스탄을 내심 지지한다. 샤 메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교장관도 지난달 27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저울질하는 미국은 사태의 불똥이 아프간으로 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파키스탄이 이번 사태로 영공을 폐쇄하자 타이항공 등 몇몇 항공사가 큰 피해를 보고 있다. BBC 등에 따르면 유럽으로 갈 때 파키스탄 북부를 지나는 타이항공은 27∼28일 유럽행 항공편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지난달 27일부터 방콕 국제공항에는 비행기를 타지 못한 승객 수천 명의 발이 묶였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