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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최저임금 인상, 어려움 가중시킨 측면…의견 반영”

입력 | 2019-02-14 11:43:00

“인상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영업자 의견 충분히 대변되도록”
“저는 골목 상인의 아들입니다”



©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연 자영업자·소상공인과의 만남에서 “최저임금 인상도 설상가상으로 어려움을 가중시킨 측면이 있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자영업자들 앞에서 직접 이렇게 언급한 건 처음이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의견도 충분히 대변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불만을 제기해 온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입장을 앞으로 잘 듣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가진 ‘자영업·소상공인과의 대화’에서 인사말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어려움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자영업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인사말 서두에 “저는 골목 상인의 아들입니다. 제가 어릴 때, 부모님이 연탄 가게를 하신 적도 있었는데 저도 주말이나 방학 때 어머니와 함께 연탄 리어카를 끌거나 배달을 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그때 어린 마음에 힘든 것보다 온몸에 검댕을 묻히고 다니는 것이 참 창피하게 생각했습니다”라며 “자식에게 일을 시키는 부모님 마음이야 오죽했겠습니까”라고 털어놨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초대한 자리에서 어릴 적 일화를 소개한 건, 그만큼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처지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취지로 들린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정부가 자영업자들의 ‘내일의 희망’을 위해 11조원 규모의 일자리안정자금과 사회보험료 등을 지원하고 카드수수료 대폭 인하 정책 등을 썼지만 “자영업과 소상공인들의 형편은 여전히 어렵다”며 “이미 과다한 진입으로 경쟁이 심한데다 높은 상가임대료와 가맹점 수수료 등이 경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도 설상가상으로 어려움을 가중시킨 측면이 있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는 자영업의 형편이 나아지는 원년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향후 Δ2022년까지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한 18조원 규모의 전용 상품권 발행 Δ골목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 추진 Δ전통시장 적극 활성화 Δ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본격 시행 등에 힘쓰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인사말이 끝난 직후 서경석씨의 사회로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자영업자들은 주로 카드사의 수수료 문제, 은행권 담보연장, 금융결제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을 생생하게 지적했다. 주로 신용카드사와 은행 등 금융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김성민 푸르네마트 대표(한국마트협회 회장)은 “카드수수료 인하에 있어 지금 카드사들이 사실 약속을 안 지키고 있는 부분들이 많다”라며 “카드수수료 협상권을 저희 자영업자들에게 부여할 수 있도록 법제화해 주시면 저희가 앞으로 좀 더 자영업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건의했다.

이재광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회 회장(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은행권 같은데서 담보연장 같은 것을 잘 안 해 준다고 저희들의 카톡방에 많이 올라오고 있다“라며 ”다른 어떤 정책들보다 우선해서 체계를 강화해서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병기 김밥나라 대표(홍천중앙시장상인회 부회장)는 ”전통시장 오는 분들은 스마트폰 없고 폴더폰이라 무용지물이다. 제안하고 싶은 것은 체크카드를 제로페이화했으면 좋겠다“라며 ”실제 소비자는 자기들이 갖고 있는 통장에서 돈이 나가니까 상인들한테 수수료 안 나간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것이 해결된다면 실제 매출도 많이 날 것으로 본다“고 제안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