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28일로 예정된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가 베트남 수도 하노이로 확정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 트위터에 “김정은과의 회담 일정에 합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북한은 김정은의 지도 아래 위대한 경제강국이 될 것”이라며 “북한은 다른 종류의 로켓, 즉 경제적 로켓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하노이는 여러모로 북-미 정상의 두 번째 만남에 큰 상징성을 부여할 것이다. 베트남은 미국과 전쟁을 치른 적국이었지만 관계 정상화를 이루고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나아가 도이머이(쇄신) 정책을 통해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룬 베트남 모델은 앞으로 북한이 가야 할 길에 훌륭한 길잡이가 될 수 있다. 김정은의 베트남 공식 방문도 추진된다고 하니 북한의 미래를 위한 획기적 전환점이 되길 기대해 본다.
북-미 정상의 만남 이벤트는 확정됐지만 정작 비핵화 합의는 아직 안갯속이다. 평양에서 2박 3일 실무협상을 마친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논의가 생산적이었다”면서도 “해결해야 할 어려운 일들이 있다”고 토로했다. 평양 협상에선 서로 입장을 구체적으로 얘기했지만 상호 요구를 주고받는 협상 단계까진 이르지 못했다고 한다. 북-미가 내주 다시 만나 협상을 이어간다지만 불과 보름 남은 상황에서 아직 갈 길이 먼 셈이다.
비건 대표는 방북 전 “마지막 핵무기가 북한을 떠나고, 제재가 해제되고, 대사관에 국기가 올라가고, 같은 시간에 조약이 체결되는 순간”을 이상적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그런 만큼 하노이 회담에서 북핵 완전 폐기와 북-미 수교, 평화체제 수립이라는 최종 목표점까지 이르는 시간표를 만들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