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 실험 “정답률은 64~72%” 색감각 뛰어나…설탕물로 수학 익혀
인간 두뇌의 10만분의 1밖에 안 되는 뉴런을 가진 꿀벌이 훈련을 거치면 기초 수학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연구 결과 나타났다.
6일(현지시간) 미 인터넷매체 복스(VOX)는 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실린 호주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인간은 1000억개의 뉴런, 쥐는 7500만개, 꿀벌은 약 100만개의 뉴런을 갖고 있다.
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의 과학자들은 14마리의 벌에게 더하기와 빼기의 원리를 가르쳤다. 연구자들은 덧셈과 뺄셈을 익힐 수 있도록 L자 모양으로 3개의 방이 연결된 것을 두 개 만들었다. 덧셈에는 파란색, 뺄셈에는 노란색이 사용되었는데, 벌은 꿀이 가득찬 꽃을 식별할 수 있도록 색감이 발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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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번의 훈련을 통해 벌들은 점점 더 임무 완수를 잘하게 됐다. 연구자들은 이번에는 보상도 벌도 없는 채로, 어느쪽이 정답인 방인지도 매번 바꿔가면서 실험을 했다. 그 결과 두 번의 덧셈과 두 번의 뺄셈 즉 네 번의 실험 동안 14마리의 꿀벌들은 64~72%에 달하는 정답률을 보여주었다.
연구자들은 “일반인들은 1을 더하거나 빼거나 하는 능력이 별것 아니라고 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벌이 수학적 능력 또는 이것이 저것보다 많거나 적다는 비교 능력을 갖고 있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 연구실의 과학자들은 이전 실험에서도 벌들이 놀라울 정도로 복잡한 일련의 일들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예를 들어 2010년에는 벌들이 인간의 얼굴을 보고 기억하도록 훈련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실은 또 벌들이 제로(0)라는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도 선행 연구를 통해 밝혀냈다. 이는 인간도 유치원 때까지 보통 파악하지 못하는 개념이다.
공동조상을 갖고 있던 벌과 인간은 6억 년 전부터 분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자들은 “컴퓨터는 전기를 소비하는 기계지만 벌은 작은 꿀 한 방울을 통해서도 컴퓨터의 숫자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면서 “이들의 두뇌는 아마도 매우 영리한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