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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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한 반전이 있을까. 최악의 수렁에서 기가 막힌 일이 벌어졌다.
K리그 대표 명장 최강희(60) 감독이 중국 슈퍼리그 다롄 이팡을 이끌게 됐다. 톈진 취안젠(현 톈진 톈하이)에서 모진 풍파를 견디던 최 감독에게 다롄이 손을 내밀었다.
중국축구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들은 20일 “최강희 감독이 다롄 지휘봉을 잡는다. 이날(20일) 다롄 선수단이 동계전지훈련을 하는 스페인으로 최 감독이 출국했다. 현지에서 세부 조율을 하고 계약서에 서명하는 절차만 남았다”고 밝혔다.
계약조건이 대단하다. 톈진 취안젠과 지난해 11월 말 계약한 것보다 오히려 낫다. 계약기간 3년, 연봉 1000만 달러(약 112억원·추정치)에 달한다. 톈진 취안젠과는 연봉 750만 달러(약 84억원·세후 500만 달러)에 사인했다.
일각에서는 최 감독에게 다롄이 계약기간 1년, 연봉 350만 달러(약 40억원)를 제시했다고 관측했지만 실제로는 훨씬 좋은 조건으로 확인됐다. 중국 축구시장을 잘 아는 에이전트들은 “최 감독이 두 차례(2006·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 K리그1 전북 현대에서 보여준 결과물이 있어 시장 가치가 상당히 높다. 구단 규모로 볼 때 100억 원대진입도 가능하다. (최 감독에게) 확실히 유리한 계약이 이뤄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다롄은 최 감독에게 결코 나쁘지 않은 행선지다. 다롄을 연고로 한 구단의 모기업 완다(WANDA) 그룹은 취안젠 그룹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자금력도 좋다.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후원사로 전 세계에 기업 주가를 높이고 있고, 자국 내 투자를 중시하는 중국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춰 자신들이 운영하는 구단의 성장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완다 그룹은 2015년부터 다롄 구단을 인수했고, 2017년을 기점으로 집중적인 투자를 했다.
선수단 규모도 상상을 초월한다. 야닉 카라스코(벨기에), 니콜라스 가이탄(아르헨티나) 등 쟁쟁한 외국인 선수들과 함께 2018시즌을 보냈고, 새 시즌에도 거물급 용병을 영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이탈리아 세리에A 등 유럽 빅 리그 중상위 클럽에서 확실히 검증된 선수들을 데려온다”는 방침에 따라 이미 구단 고위 관계자가 유럽으로 떠나 용병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부임하기로 한 레오나르도 자르딤(포르투갈) 감독이 계약조건에 불만을 품고 떠나며 벤치가 비어있던 다롄은 최 감독이 톈진에서 일방적인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16일 처음 접촉을 시작,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해 성사 단계에 이르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