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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폴로’도 못닿은 미지의 땅… 中, 달 뒷면의 베일 벗기다

입력 | 2019-01-04 03:00:00

[中, 인류 최초 ‘달 뒷면 착륙’]창어 4호, 남극 분화구에 안착
탐사로봇 이용 식물재배 등 실험, “초기 달-태양계 중요단서 찾을 것”
통신중계위성 이용한 新항법 개척… 직접교신 못하는 천체탐사 길 열어




지난해 12월 초 발사된 중국의 무인 달 탐사선 ‘창어(嫦娥) 4호’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 뒷면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 이전에도 미국의 ‘아폴로’ 임무 등을 통해 여러 차례 달에 탐사선이 보내졌지만 모두 앞면에 착륙하거나 달 궤도를 돌며 멀리서 달 뒷면을 지켜봤을 뿐이다. 이로써 중국은 미국도 열지 못했던 달 뒷면 탐사라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

중국국가항천국은 창어 4호가 3일 오전 11시 26분(한국 시간) 남극 에이트켄 분지의 폰 카르만 분화구에 착륙했다고 발표했다. 중국국가항천국은 “창어 4호는 사전에 계획된 착륙 예정지 근처인 동경 177.6도, 남위 45.5도에 무사히 안착했다”며 “초기의 달과 태양계에 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구에서는 항상 달의 같은 면만 보인다. 달의 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약 27.3일로 같기 때문이다. 인류가 관측 영상을 통해 처음 달의 뒷면을 본 것도 불과 60년밖에 되지 않았다.

달 뒷면 탐사는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다. 우선 별의 진화 과정에 대해 좀 더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대기층 같은 장애물이 없는 고요한 달 뒤편에서 깊은 우주에서 오는 0.1∼40MHz 수준의 저주파 전파를 관측하면 별의 진화 과정을 알 수 있다. 별이 소멸하는 과정에서 방출되는 자기장을 통해서다. 또 별과 별 사이에 있는 다양한 물질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다.

또 지구와 직접 교신이 가능하지 않은 천체도 탐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달 뒷면 탐사가 까다로운 이유는 지구와 완전히 단절된 만큼 지상과 직접 교신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달 뒷면이 앞면보다 분화구가 많은 험난한 지형이라는 점도 걸림돌이었다. 중국은 달과 지구 사이에 오작교를 의미하는 ‘췌차오’라는 이름의 통신중계위성을 띄워 이 문제를 해결했다. 과학계는 앞으로 통신중계위성을 띄우면 지구와 마주 보고 있지 않은 천체도 탐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창어 4호는 지난해 12월 8일 중국 쓰촨성 시창위성발사센터에서 중국의 우주발사체 ‘창정(롱 마치) 3B’에 실려 우주로 올라갔다.

중국국가항천국에 따르면 창어 4호는 엔진 추력을 이용해 이날 오전 달 표면 15km 지점에서부터 점차 속도를 줄여 상공 100m 지점에서 정지했고 자율운행을 통해 오전 11시 26분에 착륙했다. 이어 11시 40분부터는 달 표면에서 촬영한 사진을 지상으로 보내왔다. 현재는 태양전지 패널을 전개한 뒤 파노라마 카메라, 위성 수신 레이더, 적외선 분광기, 중성자 탐지기 등 주요 탐사 장비를 설치하고 있다.

중국은 창어 4호에 탑재된 달 탐사로봇(로버) ‘광밍(光明)’ 등을 이용해 달 토양에 중국 대학생들이 보낸 식물을 심는 온실 실험도 수행한다. 달 토양 위에 온실을 만들어 적정 조건을 맞춘 뒤 감자, 애기장대 등이 중력이 거의 없는 달 환경에서 자랄 수 있는지 시험하는 것이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식물을 키운 적은 있지만 달에서 식물을 키우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장은 “달의 뒷면은 강한 충격이 있던 곳으로 특히 창어 4호가 착륙한 폰 카르만 분화구는 비교적 최근 만들어진 지형”이라며 “이번 임무는 충돌 등에 의한 달의 변천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창어 4호는 향후 3개월간 달 뒷면에서 탐사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송경은 kyungeun@donga.com·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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