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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유사안 금요일 기습 발표… 결국 국회로 떠넘긴 셈

입력 | 2018-12-15 03:00:00

문재인 대통령엔 서면으로만 보고
경사노위 논의후 심의 착수할듯… 2020년 총선 앞두고 좌초될수도




보건복지부는 14일 오전 10시 반 국민연금 개편안을 발표한다는 사실을 불과 3시간 전인 7시 반에야 출입기자단에 알렸다. 동아일보 보도(14일자 A1면)로 발표 일정이 알려진 직후였다. 정부는 통상 주요 정책을 발표할 때 사전 설명회를 열고 보도 유예(엠바고)를 요청하는데 이런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은 것이다.

복지부는 지난달 7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부안 초안을 보고하기에 앞서 일부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혼선을 빚자 이날 ‘기습 발표’를 택했다. 문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로 초안 보고 이후 37일 만에 정부안을 내놓았지만 사실상 달라진 내용이 거의 없는 점도 기습 발표의 이유로 꼽힌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최종 정부안과 초안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보험료율을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게 (정부안에) 반영됐지만 (초안과) 크게 차이가 안 난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가 시간만 허비했다는 비판을 의식해 금요일 기습 발표를 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초안 보고 때 박 장관을 비롯해 복지부 간부를 모두 불러 대면보고를 받았지만 최종안은 서면으로만 보고받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보완 보고의 성격이라 서면으로 대체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정부안 발표가 늦어지면서 향후 연금개혁 논의 일정도 줄줄이 미뤄지고 있다. 복지부는 다음 주초 국민연금심의위원회와 차관회의를 열어 정부안을 논의한다. 이어 정부안은 26일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된다. 정부안 제출 법정시한인 10월보다 두 달이나 늦어지는 셈이다.

국회는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산하 국민연금개혁특위의 논의 결과를 지켜본 뒤 본격적으로 정부안을 심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연금개혁특위는 노사 간 이견이 커 내년 7월에야 어느 정도 정리된 의견을 내놓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때 노사 합의안이 나온다 하더라도 국회가 2020년 4월 총선을 코앞에 두고 연금개혁에 매달릴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연금 전문가는 “정치 일정을 고려할 때 연금개혁 ‘폭탄’이 다음 정부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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