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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김정은 답방부터’ 공감… 트럼프 “비핵화땐 원하는것 줄 것”

입력 | 2018-12-03 05:00:00

다시 움직이는 비핵화 시계




김정은 어업지구 시찰… ‘제재 해제’ 우회 압박 북한 조선중앙TV는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오른쪽)이 동해지구 수산사업소를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공개 행보에 나선 것은 지난달 18일 평북 유리공장 시찰 이후 13일 만이다. 김 위원장의 수산사업소 방문은 민생 경제를 직접 챙기는 모습을 과시하는 동시에 국제사회에 대북제재 해제 요구를 촉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8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71호는 북한의 해산물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사진 출처 조선중앙TV

한미 정상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비핵화 회담을 촉진하는 ‘추가적인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데 공감하면서, 이제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성사 여부는 북한의 결단으로 넘어가게 됐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바라는 바를 이뤄주겠다”는 메시지에 이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의 시점과 장소를 조율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멈춰선 비핵화 협상 테이블을 다시 가동해달라는 뜻을 한미 정상이 김 위원장에게 전한 것이다. 그러나 비핵화 조치 없이 제재 완화는 없다는 백악관의 일관된 태도와, 촉박한 일정 등으로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은 쉽지 않다는 관측도 여전하다.

○ 김 위원장 답방 먼저, 의견 모은 韓美 정상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던 문재인 대통령은 1일(현지 시간) 기내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북-미 간 2차 정상회담이나 북-미 고위급회담 전에 답방이 이뤄지면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없지 않았는데 어제 회담으로 그런 우려는 사라졌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연내 답방하면 메시지를 드려 달라는 당부를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에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열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연내 답방을 전제로 메시지를 전한 것은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순서에 사실상 합의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1년 반 동안의 김 위원장의 언행을 보면 자기가 얘기한 것은 꼭 약속을 지켰다. 연내 서울 답방도 그런 차원에서 이해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연내 답방이 성사될 경우 다뤄질 의제에 대해서는 “내용적인 면에서도 알찬 내용이 담기면 좋겠지만 그걸 떠나서 답방 자체가 이뤄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북-미 정상회담이 70년 만에 이뤄진 것이 엄청난 사변이듯이 북한 지도자의 서울 방문이 이뤄진다면 그 자체로 세계에 보내는 평화 메시지이자 비핵화 의지, 남북 관계 발전 의지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자체가 가지는 파급력을 강조한 것이다.

○ 트럼프 ‘제재 유지’ 천명 속 김정은의 선택은

다만 청와대는 연내 답방 성사에 대해 “가능성은 반반”이라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도 “연내 답방은 김 위원장의 결단에 달려 있다. 아직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서울행을 머뭇거리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로는 대북제재가 꼽힌다. 한미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기존의 제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도 연내 개최 예정인 남북 철도 연결 착공식에 대해 “실제로 착공을 한다면 국제 제재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며 “다만 착공이 아니라 어떤 일을 시작한다는 하나의 ‘착수식’이라는 의미에서 착수식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북 철도 공동조사는 유엔에서 제재 예외 인정을 받았지만, 그 외에는 모두 제재 적용 대상이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서울을 찾아도 제재 완화를 얻어가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전문대학원장은 “김 위원장에게는 제재가 풀리는 게 초미의 관심사”라며 “서울은 언제나 갈 수 있다고 판단해 북-미 고위급회담이나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움직임으로 판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도 2일 정부가 지난달 중순 김 위원장의 이달 중순 방한을 요청했으나 북측에서 “연내는 곤란하다”고 회답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촉박한 시간도 변수다. 17일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사망 7주기이고, 뒤이은 12월 말은 내년 신년사 등을 위한 총화 기간이다. 또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 핵심 참모진은 신변 우려 등의 이유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여전히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 답방에 대해 북한에서 가장 신경 쓸 부분은 경호, 안전의 문제다. 그 부분들은 철저하게 보장해야 한다”며 “경호, 안전 보장을 위해 혹시라도 교통이나 불편이 초래되는 부분이 있다면 국민들이 좀 양해해주셔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오클랜드·부에노스아이레스=문병기 weappon@donga.com / 한상준·신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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