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재권 침해 방관 등 美주장 반영… 시진핑 “다자무역 유지해야” 견제
1일(현지 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은 미국이 그동안 요구해 온 세계무역기구(WTO)에 대한 개혁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공동성명은 “(무역과 투자는) 성장, 생산성, 혁신, 일자리 창출의 중요한 엔진”이라면서도 “(다자무역) 시스템은 현재의 목적에 미달하며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WTO의 기능을 개선하는 데 필요한 개혁을 지지한다. 다음 정상회의에서 (개혁 관련 문제의) 진전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다자 간 국제 무역질서의 근간이 돼 온 WTO에 대한 미국의 개혁 요구를 사실상 수용한 것이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WTO가 지식재산권 침해와 정부 차원의 보조금 지급 등 중국의 위반 행위를 방관하고 관세 부과 등 미국의 조치는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이 때문에 이번 공동성명 채택은 미중 간 대결에서 미국의 판정승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이 원치 않는 ‘보호무역의 폐해’라는 표현과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해 온 ‘불공정 무역 관행’이라는 언급은 이번 공동성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세계 무역 갈등의 중심에 자리 잡은 ‘보호주의’에 대한 언급이 없어 미국의 눈치를 지나치게 본 반쪽짜리 성명서라는 비판이 나온다. 미국 정부는 공동성명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오늘은 미국에 매우 훌륭한 날”이라며 “WTO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G20이 처음으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광고 로드중
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