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오늘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는 ‘유치원3법’ 반대 집회에 학부모 동원령을 내렸다. 한유총에 소속된 유치원 약 3000곳에 학부모를 2명 이상 집회에 데려오도록 할당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번 집회에 사립유치원장, 학부모 대표, 유치원 교사 등 1만 명이 넘게 참여할 것”이라고 유치원3법을 논의 중인 국회를 압박하고 나섰다. 사립학교법, 유아교육법, 학교급식법 개정안 등 유치원3법은 국가교육회계시스템 참여를 의무화하고, 누리과정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바꿔 비리 적발 시 처벌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학부모가 유치원으로부터 집회 참석을 독려하는 가정통신문을 받았다면 ‘불참하면 내 아이가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라는 고민부터 하게 된다. 원장으로부터 월급을 받는 교사 역시 집회 참석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울 것이다. 사실상 강제 동원령인 셈이다. 게다가 원장과 교사들이 평일 집회 참석을 위해 유치원을 비운다면 그동안 아이들은 누가 돌본단 말인가. 원아 모집 중단이나 폐원으로 학부모를 애태우더니 이제는 아이를 볼모로 삼아 실력행사에 나선 한유총의 행태가 기가 찰 따름이다.
이번 유치원3법 개정 논의는 두부 2모를 원생 50명에게 나눠 먹이고, 국고 지원금으로 명품백을 구매하는 등 공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일부 사립유치원이 자초한 일이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선 이 같은 회계부정 및 비리를 저지른 사립유치원의 실명이 공개돼 공분이 일어났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