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의사 기자의 따뜻한 약 이야기]
가장 대표적인 것은 면역항암제입니다. 면역항암제는 기존 항암화학치료제나 표적항암제와 달리 인체 면역시스템에 작용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새로운 기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항암화학치료제는 암을 직접 공격하는 방식으로 지금도 다양한 암 치료에 쓰이지만 주변 정상세포를 손상시키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또 표적항암제는 특정 유전자변이를 가진 환자들에게만 사용 가능한 데다 내성이 생기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면 면역항암제는 이 두 치료제의 단점을 보완한 항암제로 우리 몸속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만큼 기존 항암제와 비교해 부작용과 내성 우려가 적습니다. 다만 특정 유전자가 있는 환자에게만 적용이 가능한 점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통상 암 환자의 30% 정도만 면역항암제를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광고 로드중
성인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인 ‘듀피젠트’도 혁신치료제로 꼽힙니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은 계속되는 가려움증으로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습니다. 이 때문에 아토피 피부염이 심한 성인 환자들 중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듀피젠트는 중등도 및 중증 성인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분야에서 약 20년 만에 등장한 신약입니다.
지금까지 제한적으로 사용한 전신 면역억제제는 이상반응 때문에 장기 사용이 어려웠습니다. 반면 듀피젠트는 장기(52주) 임상시험을 통해 그 효과를 입증 받아 기존 치료제와의 차별화에 성공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혁신치료제의 가격입니다. 기존에 없던 치료제로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약인 만큼 정부의 지원이 절실합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