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모두 쓰고 기초수급자 생활 6월 하나원 나와 새 이름 사용… 차량 2대 구입 등 돈 다 써버려 시민단체 일용직이나 강연 돈벌이… 별도 경호 없이 경찰서서 관리 오씨 “한국군 비하, 산케이가 왜곡”
지난해 11월 22일 북한군 오청성 씨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귀순하는 장면. 동아일보DB
20일 공안 당국에 따르면 오 씨는 지난주 일본으로 출국해 산케이와 인터뷰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상태다. 인터뷰가 보도된 17일 이후 오 씨의 한국인 지인이 “한국군이 목숨을 걸고 구해줬는데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묻자 오 씨는 “한국군 비하 발언을 한 적이 없는데 일본 언론이 왜곡했다. 정정 보도를 요청하겠다”며 반발했다고 한다. 오 씨는 인터뷰 보도 이후 한국에서 비판 여론이 일자 크게 당황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씨는 6월 하나원을 나온 뒤 새 이름으로 살며 평범한 탈북자처럼 별도 경호 없이 일선 경찰서 보안과의 신변보호를 받고 있다. 오 씨의 신변보호관은 오 씨가 일본으로 출국할 것이란 소식을 전해 듣고 ‘위험할 수 있다’며 만류했지만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오 씨는 경찰이 강하게 만류하자 아예 한동안 경찰 연락을 받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찰은 오 씨가 일본에서 언론과 인터뷰를 할 예정이란 건 몰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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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씨는 국가에서 지급되는 정착보조금과 각계 단체들로부터 받은 후원금 대부분을 이미 써버렸다고 한다. 하나원에서 나온 뒤 차량을 2대 구입하는 등 돈 관리를 제대로 못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 씨 지인이 “돈을 그렇게 낭비하면 한국에서 제대로 적응할 수 없다”고 타일렀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오 씨는 최근 생활고가 심해져 차량을 판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 당국은 당초 부모가 북한에 있어 언론 노출을 극구 꺼렸던 오 씨가 해외 언론과 인터뷰를 하자 긴장하고 있다. 오 씨는 대한민국 국민이라 정부가 해외 출국을 막을 수 없고 출국 기록을 일일이 통보받지도 않는다. 탈북자 인권을 침해한다는 비판 소지가 있어 행적을 자세히 캐묻기도 어렵다. 공안 당국 관계자는 “오 씨의 생활고가 더 심해지면 어떤 돌출 행동을 할지 우려되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