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본 맥주공급 변화
국제 공동연구진은 기후변화 여파로 2099년 세계 맥주 생산량이 2011년 대비 20% 줄고, 가격은 2배가량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플랜트’ 15일자에 발표했다. 위키미디어 제공
시에웨이 중국 베이징대 농업정책센터 교수가 주축이 된 국제 공동 연구진은 기후변화 여파로 2099년 세계 맥주 생산량이 2011년 대비 20% 줄고, 가격은 2배가량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플랜트’ 15일자에 발표했다. 시에 교수는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보리는 대부분 가축사료로 사용되고, 전체의 17%가 맥주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며 “기후변화로 보리 작황이 악화돼 맥주 생산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기후변화에 따른 세계 맥주공급체계 변화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기후변화가 보리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는 수리 모델과 보리의 수출입 변화를 예측하는 국제무역 모델을 결합했다. 이를 바탕으로 80여 년 뒤 기후변화에 따른 국가별 맥주 생산량과 가격, 판매량(소비량) 변화를 예측했다. 분석 결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현재와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RCP 8.5 기후변화 시나리오), 2099년 세계 보리 생산량은 15%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맥주 생산량은 20%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광고 로드중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국가는 ‘호가든’ ‘레페’ ‘스텔라’ 등으로 유명한 벨기에 맥주로 나타났다. 2099년 벨기에의 맥주 생산량은 절반으로 떨어지고, 가격 상승에 따라 맥주 판매량은 38% 줄어드는 것으로 예측됐다. 그 뒤로 독일(-31%)과 영국(-20%), 러시아(-18%)산 맥주 판매량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중국도 각각 14%, 9%씩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안다보 중국 칭화대 교수는 “현재와 같은 경제 수준과 탄소 배출량을 유지한다고 가정한 상태에서 예측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수치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면서도 “맥주는 단적인 예일 뿐 기후변화가 우리 먹거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