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병 수발 아내 먼저 보낸 팔순 아버지 위로 가족여행 “또 놀러 오자” 평범하지만 단란한 가정 소망 한순간 무너져
지난 14일 오후 8시15분쯤 경남 창원시 진해구 제덕동 한 바닷가 인근 공터에 주차된 캠핑카에서 3부자가 숨진채 발견됐다. 당시 캠핑카 안 싱크대에 다 타버인 숯을 담은 화덕 모습.(진해경찰서 제공)2018.10.16/뉴스1© News1
최근 경남 창원 캠핑카에서 숨진 3부자의 사연(뉴스1 10월 15일 보도)이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약 2개월 전 사랑하는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뒤 힘들어 하는 아버지를 위로해 드리려고 자녀들이 고령의 아버지와 함께 캠핑장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오후 8시15분쯤 경남 창원시 진해구 제덕동 한 바닷가 인근 공터(캠핑장 준비 부지)에 주차된 캠핑카에서 아버지 A씨(82)와 두 아들 B씨(57), C씨(55)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전날인 13일 오후 2시쯤 이곳을 찾았다. 2남 3녀 가운데 둘째 딸을 뺀 식구들이 모여 이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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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초쯤 A씨 부인은 10여 년간 지병을 앓다가 숨을 거뒀다.
아버지는 그동안 병수발을 들며 아내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펴왔던 터라 아내를 잃은 상실감이 다른 누구보다 더 컸었다.
앞서 큰 아들도 3~4년 전 사고를 당해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생활을 하고 있고, 아버지 역시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에 분위기 전환 차 이곳을 찾았던 것이다.
지난 14일 오후 8시15분쯤 경남 창원시 진해구 제덕동 한 바닷가 인근 공터에 주차된 캠핑카에서 3부자가 숨진채 발견됐다. 당시 주차된 캠핑카 모습. (진해경찰서 제공)2018.10.16/뉴스1© News1
그러나 ‘다음에 같이 꼭 놀러가자’던 이 약속은 끝내 지킬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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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큰딸이 다음날 연락을 취했지만,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설마 하는 불안은 점점 커졌다. 큰 딸은 경찰과 소방에 신고를 했다.
경찰·소방이 잠겨있는 캠핑카 문을 부수고 들어가니 3부자는 이미 숨져 있었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 웃음꽃이 피었던 이 가족들에게 감당하기 힘든 비극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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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카에는 별다른 침입 흔적은 없었으며, 유서나 신변비관 정황도 찾지 못해 자살이나 타살도 아닌 것으로 추정했다.
검안 결과 이들 3부자는 저산소증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경남=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