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숙명여고 시험 문제 유출 의혹 당사자인 쌍둥이 자매를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전환했다. 휴대전화 등 조사에서 관련 정황이 발견돼 문제 유출 의혹이 결국 사실이었다는 결론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15일 출입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 정기고사 시험 문제 유출 사건의 쌍둥이 자매를 지난 8일 피의자로 전환,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휴대전화 등 압수물의 디지털 분석을 통해 시험 문제 유출과 관련된 정황을 발견했다고도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 청장은 “쌍둥이 자매 아버지인 전 교무부장 A씨가 시험에 관해 자녀들에게 알려준 것으로 의심이 되는 부분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라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조사에는 쌍둥이 자매 어머니와 할머니, 삼촌이 함께 입회했으며 변호인은 A씨, 쌍둥이에 대해 각각 1명씩 총 3명이 입회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차후 출석일자를 조율해 재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이 청장은 지난 조사에서 A씨와 자녀들이 혐의를 인정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 중인 사항이라 밝힐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시험 문제 유출 정황이 드러난 만큼 경찰은 실제 문제가 유출됐다는 결론에 무게를 실을 것으로 보인다.
숙명여고 시험 문제 유출 의혹은 올 7월 중순 학원가 등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시교육청은 특별감사를 통해 자매가 나중에 정답이 정정된 시험문제에 변경 전 정답을 나란히 적어낸 경우가 몇 차례 있었던 것으로 조사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A씨 등 교사 4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A씨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쌍둥이 자매에게 정기고사 시험 문제 등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학교 측에 2학년 2학기 중간고사 성적도 제출해달라는 공문을 보내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