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서래한불음악축제에 참석한 프랑스 싱어송라이터 칼로제로. 주한프랑스대사관 제공
록 가수 칼로제로(본명 칼로제로 모리치·47)다.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서리풀페스티벌 에 참가해 반포한강공원 예빛섬 앞 무대에 선 칼로제로는 “아시아는 유럽보대 한 시대를 앞서서 마치 미래에 살고 있는 새로운 세계처럼 느껴진다”고 방한 첫인상을 설명했다.
칼로제로는 21세기 들어 프랑스어권에서 가장 성공한 록 작곡가 겸 가수다. 프랑스의 그래미 어워즈격인 ‘음악의 승리상’을 세 차례 석권했다. 지난해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7집 ‘Libert¤ ch¤rie’)의 주인공이다. 왼손잡이 베이스기타 연주자 겸 가수이며 뛰어난 멜로디를 쓴다는 면에서 ‘프랑스의 폴 매카트니’로 불리기도 한다.
“비틀스만큼이나 샹송의 전통 역시 큰 영향을 줬습니다.” 그는 “(1월 별세한) 가수 프랑스 갈(1947~2018)과도 많은 음악적 영감을 주고받았다”고 설명했다. 갈은 ‘꿈꾸는 샹송 인형(Poup¤e de cire, poup¤e de son)’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대표적 샹송 가수.
샹송 거장들은 칼로제로의 마법 같은 멜로디 작곡 능력 앞에 기꺼이 의뢰인이 됐다. 프랑스 록의 대부 조니 알리데이(1943~2017), 샹송의 아이콘 프랑수아즈 아르디(74)도 그의 곡을 받아 불렀다. 대작 뮤지컬 ‘십계’에도 그의 곡이 여럿 쓰였다. 칼로제로는 “의상 디자이너나 호텔 건축가의 마음이 돼 작곡에 임했다”고 했다.
자신의 곡에서는 주로 가족과 사회 문제 같은 무거운 주제를 감성적으로 풀어낸다. 2014년 히트 곡 ‘Un jour au mauvais endroit(어느 날 잘못된 곳에서)’도 그 예다. 자신의 고향에서 실제로 일어난 비극적 살인사건을 다뤘다. 칼로제로는 영국 밴드 뮤즈, 킨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멜로디에 샹송 특유의 애잔한 목소리를 결합시켜 듣는 이의 감정을 고양시킨다.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1813~1901)를 존경한다는 그는 “서래마을에 프랑스 사람들이 많이 사는 것을 알고 있다. 나도 부모님도 이탈리아계 프랑스인이기에 문화 교류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임희윤 기자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