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용 KBS PD 재조명 다큐 제작 “패망군주로 각인된 오해 풀어야”
KBS 대전방송총국 편성국장을 지낸 이명용 PD(59·사진)가 백제의 마지막 왕, 의자왕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32년간의 PD 생활을 마무리하며 백제의 후손으로서 ‘패망 군주’로 각인된 의자왕(재위 641∼660년)을 재조명하고 싶었다.
“매일 삼천궁녀와 술독에 빠지고 정사를 외면했다는 게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의자왕은 직접 군사를 이끌고 신라를 공격해 40개의 성을 빼앗은 최고의 정복 군주였습니다. 하지만 역사란 승자의 기록이고, 거기에 감춰진 의자왕에 대한 오해와 진실은 풀어야죠.”
이 PD는 “삼천궁녀라는 말은 역사책에도 없으며, 조선시대에도 궁녀가 수백 명에 지나지 않았는데 5만 명 정도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비도성(현 부여 부소산성) 안에 삼천궁녀가 있었다는 것은 사리에도 맞지 않다”고 확신했다. 삼천궁녀라는 표현은 당나라 시인 백거이가 당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노래한 ‘장한가’라는 장편 서사시에서 조선 초 문인들이 인용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