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가치 높이는 오감디자인
프링글스의 소리는 효과적으로 감각을 디자인한 사례 중 하나다. 감각 디자인은 제품의 우수성을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 등 오감의 특성을 반영해 감각적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의미한다. 오늘날 감각 디자인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리 우수한 제품을 만들더라도 소비자가 감각적으로 품질의 우수성을 체험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제품의 품질이 전반적으로 좋아지면서 감각 디자인을 통해 제품을 차별화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품질 개선도 중요하지만 개선된 품질을 어떻게 감각적으로 전달할 것인가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렇다면 인간의 오감에 호소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경영 전문지 DBR(동아비즈니스리뷰) 256호 스페셜 리포트의 내용을 정리해 소개한다.
○ 감각의 특성을 활용하라
오감의 고유한 특성을 활용하면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애착을 키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람은 시각을 통해 얻은 기억보다 향기에 대한 기억을 더 오래 간직한다고 한다. 따라서 특정 브랜드에 노출되었을 때 특정한 향기를 맡게 해주면, 고객들은 시간이 지나도 관련한 기억을 더 잘 떠올릴 수 있다. 박충환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마셜경영대학 마케팅 석좌교수는 “향기에 대한 기억은 오래 지속되며 특정 브랜드를 가장 먼저, 그리고 강렬하게 상기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 디자인이 제품 인식을 업그레이드
많은 기업이 제품 개발이나 브랜드 구축 단계에서 디자인의 역할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훌륭한 디자인은 소비자가 제품을 인식하는 수준 자체를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 LG전자는 가전제품의 성능뿐 아니라 디자인을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한 단계 높은 초프리미엄 브랜드 LG시그니처를 만들었다. LG시그니처를 디자인한 덴마크 디자이너 토르스텐 발레우르는 “미니멀하고 직관적이면서도 유쾌한 인터페이스를 통해 품질과 디자인 어느 한쪽을 희생하지 않는 최적화된 제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LG시그니처는 2016년 3월 국내 첫 출시 이후 지금까지 50여 개국에 진출하면서 글로벌 위상을 높이고 있다.
○ 브랜드 개성과 철학을 담아야
감각 디자인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발레우르 디자이너는 평소에 감각에 세심하게 귀 기울이는 습관을 키우라고 조언했다. 바쁜 업무에서 벗어나 휴식하면서 새로운 영감을 얻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그는 “너무 많은 생각이 감각을 지배하면 기존 관행과 타협할 가능성이 높다”며 “감각에 귀 기울여 현상을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이해하려고 노력하라”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