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반 년 가까이 야인으로 지내던 쿠니모토에게 손을 내민 곳은 K리그 경남FC. 쿠니모토는 이곳에서 잠재된 기량을 꽃피우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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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FC의 주축 미드필더 쿠니모토 다카히로(21·일본)는 어린시절 ‘일본의 루니’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J리그 우라와 레즈 유스 출신인 그는 16세의 나이로 일왕배에 출전해 골을 터뜨리는 등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그러나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후쿠오카 소속이었던 지난해에는 계약해지로 소속팀을 잃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반년 가까이 갈 곳이 없었던 쿠니모토에게 손을 내민 팀이 경남이었다. 쿠니모토는 지난해 겨울 2개월 가량 테스트를 거친 끝에 경남과 계약을 체결했다.
● 가족을 위해 택한 K리그 행
최근 만난 쿠니모토는 “일본에서 개인적인 문제가 있어서 축구를 하지 못하게 됐다. 몇 개월간 쉬면서 (축구를) 그만둬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을 할 정도였다. 그 때 아내가 다시 축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와이프와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뭔가를 해야겠더라. 내가 가장 잘하는 건 축구니까 다시 해봐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되돌아봤다. “그 때 에이전트로부터 경남에서 오퍼가 왔다고 하더라. 2개월 간 테스트를 하고나니 (김종부)감독님이 함께 하자고 말씀하셨다”라고 입단 당시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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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대표팀? 일단은 경남 승리가 목표
경남 김종부(55) 감독은 쿠니모토의 재기가 뿌듯하다. 김 감독은 “워낙 재능이 좋은 선수다. 국내 미드필더와는 다른 스타일의 선수이기 때문에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서 영입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해준다. 나중에 일본국가대표로 뽑히면 뿌듯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단 쿠니모토는 소속팀 경남에서 자신에게 맡겨진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감독님 말씀은 감사하지만, 아직 내 수준이 일본대표팀을 얘기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한국에서 축구를 배워나가면서 성장하다보면 나중에는 기회가 생기지 않겠나. 경남이 기회를 준 덕분에 다시 축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덧붙여 “만약, 감독님 말씀대로 일본대표팀에 뽑힌다면 경남과 감독님께 많이 감사해야 할 것 같다. 지금은 감독님의 지시를 잘 이행하고 경남만 생각하면서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